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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책 읽으며 ‘강요하지 않는’ 교육을 합니다 / ‘책 읽는 가족’에 선정된 유선욱 씨 가족

최행좌 기자 입력 2013.07.23 09:36 수정 2013.07.23 09:36

2007년 말부터 두 아이 키우며 도서관 이용 시작
“나이가 들면 책 읽어주는 자원봉사 하고 싶다”

ⓒ 성주신문
지난 9일 성주공공도서관이 가족독서운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2013년도 상반기 '책 읽는 가족' 두 가족을 선정해 가족 인증서 및 현판 수여식을 가졌다. 유선욱 씨 가족은 온가족이 관외대출회원으로 가입해 다독하는 모범가족으로 지역민들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유선욱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서교육 및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은?
상을 받게 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주변 지인들이 상을 받았다고 칭찬해 주고 축하해 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책 읽는 가족으로 인증서를 받게 된 것은 사실 자녀들 덕분이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주말에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평소 아이들이 동화책과 소설책 위주로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다. 반면에 나와 남편은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앞으로는 종합자료실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책들도 열심히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장점이 있다면?
2007년 12월부터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게 됐다. 당시 사서선생님이 참으로 다정다감했다. 당시 두 자녀를 키우면서 육아에 지쳐있는 상태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사서선생님이 친절하게 "이런 책이 재미있다"고 추천한 책들을 읽으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도서관이 새롭게 개관하면서 어린이열람실에 창문도 많아지고 빛도 많이 들어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어 이용하기에 좋았다. 둘째 아이가 어릴 때에는 내 무릎에 앉혀 놓고 함께 책 읽는 것을 재미있어 했다. 내가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내가 책을 읽어주면 집중하고 잘 들어줬다.
특히 첫째 아이는 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았다. 그 상이 동기부여가 돼 열심히 도서관에 다니며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많이 느꼈다. 그 외에도 도서관에서 매달 독서퀴즈를 실시해 상품권을 주는데 자녀들이 매달 응모하는 등 도서관 행사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 독서교육의 장점과 자녀교육에 중점을 둔 사항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함께 다녀서인지 아이들이 책을 좋아한다. 첫째인 현진(성주초, 6년)은 소설책을 좋아하고, 둘째인 수창(성주초, 4년)은 그림책을 보며 상상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학년별 권장도서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교과별 도서를 추천해 준다. 요즘은 학습만화가 잘 된 책들이 많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학습만화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독서교육에 대한 강좌도 많이 들었지만 배운 것을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주는 것은 아니라 항상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부모는 그런 부분을 이해해 줘야 한다.
자녀교육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하다보면 좋다고 무조건 강요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요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 실천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내가 올해 읽은 책 중에 이미륵 작가의 '압록강은 흐른다'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마치 감명 깊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일제의 탄압을 받았던 어려운 시대의 모습과 주인공 미륵의 전통을 사랑하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잘 묘사돼 있어 책을 읽고 나서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남편이 읽고 재미있다고 추천한 권정생 선생의 '원숭이 꽃신'은 아이들이 읽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가족 간에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자녀들에게 좋은 자극과 호기심을 갖게 한다. 또 아이들은 디자인이 독특한 책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 '100층짜리 집'은 긴 두루마리 형태로 되어 있는데 처음 읽을 때 무척 신기해했다.

■ 성주로 오게 된 계기는?
남편과 결혼을 해 성주로 오게 됐다. 사촌언니의 소개로 만나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는데 성주로 온지 어느덧 15년 여가 지났다. 처음 성주를 왔을 때는 비닐하우스 전경에 놀랐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내가 여기서 살 수 있겠나'라는 걱정도 했는데 지내보니까 농촌생활만의 매력이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고 힘들게 키운 참외를 선뜻선뜻 보내주시는 이웃 분들의 정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며 취미와 특기는?
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니 매학기 유익한 강좌도 개설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1~2개 강좌는 꼭 신청해 열심히 수강한다.
그동안 독서교육, 독서지도자, 독서치료사, 어린이 독서지도, 동화구연 등을 수강했다. 1학기를 열심히 다니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 되도록 내가 듣고 싶은 강좌를 신청하고, 신청한 강좌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열심히 수강하려고 노력한다. 왜냐하면 수강신청만 해놓고 수강하지 않으면 나로 인해 신청을 못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강좌를 수강해 듣고 강좌를 마치면 도서관에 온 김에 책을 대출해 집에 가는 날도 있다.

■ 앞으로의 계획과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 둘이 있다. 앞으로 2~3년 후가 되면 사춘기가 오게 되는데 그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 서로 간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잘 견뎌내면 좋겠다. 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돌봐주는 일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은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훗날 아이들이 20살이 넘어 사회에 나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 나이가 들면 책을 읽어 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 도서관을 자주 찾다보니 독서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작은 도서관이나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다.
가족들에게는 이번을 계기로 삼아 더 사이좋게 지내고 매사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친구들과도 학교에서도 사이좋게 지내며 생활했으면 좋겠다.

유선욱 씨 △1973년 대구 출생 △영진전문대 정보통신과 졸업 △성주공공도서관 '책 읽는 가족' 인증 △별고을독서회 활동 △남편 홍정복 씨와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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