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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차(茶)는 평생 함께 할 친구입니다" / 성주군 예은차회 김인숙 씨

최행좌 기자 입력 2013.08.13 09:28 수정 2013.08.13 09:28

우리나라 최고의 차 '녹차'를 즐겨 마셔
남편과 차를 마시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

ⓒ 성주신문
매년 커피 소비가 늘고 있고,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달콤한 식문화가 일반화 돼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고유의 차(茶)로 다도를 즐기며 자연을 닮은 차향을 풍길 것만 같은 여인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성주군 예은차회 김인숙 씨. 다도(茶道)의 최고과정을 마칠 만큼 김 씨는 다도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가득하다. 이에 지난달 30일 김인숙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와 함께하는 인생 이야기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 다도(茶道)에 대해 소개한다면?
다도란 차를 달여 마실 때의 예의범절을 말한다. 차(茶)는 일반적으로 녹차, 홍차, 백차, 흑차, 청차, 황차 6대 다류로 나뉜다. 차 종류에 따라 다기(차 그릇)와 예절이 각각 다르다. 특히 차를 많이 마시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의 차 예절도 나라마다 다르다. 보통 다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기본적인 다도를 익히는 일은 어렵지 않다. 물론 다도도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지지만 차를 좋아한다면 간단한 다도를 배우는 것을 권하고 싶다. 나 역시 다도를 시작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우리나라 차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 다도를 배우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유아다례 때 수유차 시연을 했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차를 음용한 한 교수님이 "물질의 변화와 힘의 조절을 잘한다"며 칭찬을 해줬다. 교수님의 권유로 다도수업과 정사 졸업 때 130여 명의 졸업생 앞에서 수유차 무대시연을 하게 됐다. 훌륭한 교수님을 비롯한 학생들 앞에서 시연을 해 떨리기도 했지만 학생을 대표해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좋은 경험이 됐다.
한국다도대학원 졸업과 최고과정인 정사 졸업을 하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된 일이었다. 함께 다도를 배우는 선·후배가 "류정숙 선생의 제자답다"고 인정해 줄 때 '내가 다도를 잘하는구나'라고 생각돼 보람을 많이 느낀다.

■ 다도를 하게 된 계기와 다도의 매력은?
다도를 배우기 시작한지 7년이 됐지만 예전부터 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도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강원도 원주 상원사에서 스님과 함께 차를 마시게 됐다. 이를 계기로 성주에 알아보니 성주에도 차를 즐기는 분이 많아 놀라기도 했고, 다도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2007~2008년 심산기념관에서 예은차회가 주관한 다도 시범과정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류정숙 선생님의 제자가 돼 본격적으로 다도를 배우게 됐다. 차는 배움의 끝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차에 대해 끊임없이 배우고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뿐만 아니라 응용할 줄도 아는 것이 중요하다.

■ '차'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내가 생각하는 차는 평생 함께 할 '친구'이다. 예부터 혼자서 차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신선이 따로 없다고 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서 차 마시는 것을 즐긴다. 특히 남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차 마시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소중한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차를 마시는 시간이 내겐 제일 행복하다. 내가 차를 마시는 이유는 내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차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 다도를 배울 때는 취미로 시작했는데 차를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내 삶에 행복한 원동력이 됐다.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는?
녹차이다. 녹차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이다. 찻물이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쓴맛이 우러나는데 찻잔을 데워 80℃에 녹차를 마시면 향긋하면서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평상시에는 대용차를 즐겨 마신다. 대용차란 오미자차, 생강차 등을 말한다.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을 말려 우려낸 능이차, 송이차를 자주 마신다. 김천시 수도사 인근에 차실을 마련해 놨다. 수도사 일대에는 귀전우차 등을 만들 수 있는 야생화가 무궁무진하다. 차도 가르치고 대용차도 만들고, 효소(달맞이꽃, 돌복숭아 등) 재료들이 지천에 널려 있어 활용하기에 좋은 것 같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좌우명이라면 '봉사하면서 살자'이다. 지금은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항상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봉사란 인생을 풍요롭게 더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를 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지난 7월 선석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는데 초·중학생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도 시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학생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다도를 체험할 수 있어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 앞으로도 작은 봉사가 내 삶에 스며들어 있으면 좋겠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며 취미와 특기는?
2년 동안 다식을 배웠다. 차를 좋아하다 보니 '실 가는데 바늘 가듯이' 다식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요즘은 접하기 힘든 진달래화전 등 다식을 만들어 차와 같이 함께 먹는 것을 즐긴다. 9월부터는 꽃꽂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꽃꽂이도 다도와 함께 빠질 수 없는 취미라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은?
고향 인근 산자락에 차실을 겸해 노후를 보낼 계획으로 집을 지어 놓았다.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차를 여러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가고 싶다. 차실을 지어놓은 곳에 작은 폭포가 있는데 굳이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폭포소리를 들으며 자연명상을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힐링(healing)을 할 수 있다. 또한 야생화가 지천에 깔려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보고만 있어도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몇 년 동안 내가 차에 대해 전념하며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옆에 항상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에 있는 한국다도대학원을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다닐 수 있도록 새벽 일찍 김천구미역까지 남편이 태워주고 저녁에 마치고 오면 마중을 나와 주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최행좌 기자

김인숙 씨 △1961년 김천시 출생 △한국다도대학원 졸업 및 정사 졸업 △한국차인연합회 유아다례 표창장, 한국다도대학원 우수상 및 동다송상, 정사 졸업 표창장 등 다수 수상 △예은차회 활동 중 △남편 전민철 씨와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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