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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재 문화재로 문화관광 콘텐츠를 더하다 -4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8.05.15 11:19 수정 2018.05.23 11:19

4회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

성주군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 수많은 명현거유를 배출한 유림의 본고장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는 곧 타 지역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우리 지역만의 특화된 강점이자 경쟁력으로 육성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이에 지역 소재 문화유산에 대한 소개 및 역사적 배경을 보도함으로써 지역민들로 하여금 자긍심 및 애향심을 제고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아울러 문화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1회 법수사지삼층석탑
▷2회 성주향교 대성전
▷3회 선석사 영산회괘불탱
▶4회 성주향교 대성전
▷5회 명주짜기
▷6회 금봉리석조비로자나불좌상
▷7회 회연서원 및 한강정구신도비
▷8회 심산 김창숙 생가
▷9회 성산동고분군
▷10회 도산서당


↑↑ 수륜면 소재 심원사가 소장한 보물 제1647호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
ⓒ 성주신문


이름이 생소해 따라 읽기조차 쉽지 않은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은 수륜면에 소재한 심원사가 소유 및 관리하고 있으며, 2010년 2월 24일 보물 제1647호로 지정됐다.

이 목판은 가로 50cm, 세로 29.5cm 크기의 농사·천문에 관한 택일 내용이 담긴 책판으로 고려시대 고종6년(1219)에 승려 지원이 부석사에서 양면으로 판각 제작했다.

심원사 관계자는 "판각 장소와 연대가 분명한 책판으로는 가장 빠른 시기에 속하고, 원래는 2점이었으나 현재 두 번째 판 1점만 남아 있다"며 "글씨도 부분적으로 마멸된 곳이 많아 보존 상태가 좋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고려시대 책판으로 현존하는 유물은 고종23년(1236)에서 고종38년(1251) 사이에 판각된 팔만대장경판(국보)과 불교관련 서적 책판이 대부분이며, 일반도서 책판은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 등 소수에 불과해 희소성이 있다.

이 책판은 날짜에 따라 길흉이 있다고 믿고 택일을 돕기 위한 일종의 지침서로써 길일과 흉일을 월별로 나눠 횡간식(가로로 글을 읽는 방식)으로 기록했다는 의미로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앞면에는 당시 유행하던 각종 농서를 참고해 조·콩·팥·보리·밀·기장·메밀·벼 등 작물을 심기 좋은 날과 계절마다 심어야 할 곡식들이 기록돼 있다.

뒷면에는 흉일에 속하는 11가지를 월별로 표시했는데, 그중에서 장단성일과 천지앙일을 어겼을 때 따라오는 재앙을 장문의 주석을 달아 설명하고 있다. 단, 실수로 장단성일을 범해도 불교를 통해 공덕을 쌓으면 화를 면할 수 있다고 했다.

성주 심원사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2007년부터 전국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불교 문화재 일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는 도난 및 훼손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보존 관리를 바탕으로 학술연구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가치가 인정된 문화재를 선별해 보물로 지정했으며, 심원사 길흉축월횡간 목판도 이를 계기로 2010년에 보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당시 함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는 △구미 대둔산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문경 대승사 금동 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상주 남장사 목조 아미타여래삼존좌상·감로왕도 △영주 부석사 석조 석가여래좌상 △예천 용문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천불도 △구미 수다사 영산회상도 △대구 동화사 보조국사지눌진영 △문경 김룡사 영산회괘불도 △안동 봉정사 영산회괘불도·아마타설법도 △안동 광흥사 동종 △운람사 초조본 불설가섭부불반열반경 △심원사 길흉축월횡간 목판 △예천 명봉사 경청선원자적선사능운탑비 등 총 16건이다.

길흉축월횡간 고려목판은 목판 1장에 불과하나 간행기록이 남아있어 고려 중기에 경상도의 대사찰에서 신도들을 상대로 행하던 포교방식과 범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곧 신도들에게는 일을 행하기 전에 미리 길일을 택하도록 도와주며, 혹 택일을 실수했더라도 화를 면할 수 있도록 사찰에서 공덕을 닦도록 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판각시기와 판각장소 및 판각자가 밝혀진 책판으로는 초기의 것에 속할 뿐 아니라, 그 내용도 일반인의 생활과 관련된 사안들이라는 점에서 13세기 초의 불교학 및 민속학적으로 중요한 연구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취재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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