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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다문화가정, 이방인인가? 이웃인가? - 4 / "새송이버섯으로 부농의 꿈을 키워요"

조진향 기자 입력 2018.06.05 10:06 수정 2019.02.08 10:06

중국과 한국

성주는 최근 도농복합도시로 변모를 꾀하고 있지만 전국 참외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전형적인 농촌사회다. 또한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농촌의 일손부족과 농촌 총각들의 결혼문제는 오랫동안 사회문제로 인식돼왔다.

1990년 이후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점차 증가하면서 성주지역에도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 한민족이라는 틀을 깨고 함께 살아가야할 이웃으로 그들이 겪고 있는 문화적인 차이와 생각을 이해하고 한발 다가가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회 성주군 다문화가정의 삶
▷2회 베트남과 한국
▷3회 일본과 한국
▶4회 중국과 한국
▷5회 캄보디아와 한국
▷6회 필리핀과 한국


ⓒ 성주신문


성주에 거주하는 중국 결혼이주여성들은 50여명으로 베트남 이주여성 다음으로 많고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로 직장을 다니거나 농사를 짓고 있다.

월항면 인촌리에서 10년째 새송이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최선숙(44)씨는 중국에서 온 결혼 20년차 주부로 1남 1녀를 두고 있다.

최선숙씨는 중국 연변에서 부모님 슬하에 딸 둘 중 막내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부모님이 벼농사를 지으셨지만 졸업후 바로 회사에 취업했기 때문에 농사를 도와드리진 못했단다.

당시 친구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가던 시기라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던 차에 중국에 여행 온 남편을 만났다.

지인의 소개로 만났지만 남편은 이내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후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다가 9개월쯤 지나 결혼에 대한 정식이야기가 오갔고 만난 지 1년 만에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선숙씨는 "남편의 첫인상은 듬직하고 성실해 보였고 생각이 잘 통해요. 식습관도 같고 특히 어디 가고 싶다면 선뜻 여행을 잘 가요"라며 두 사람 다 여행을 좋아한단다.

언어는 연변 동포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한다.

단지 음식이 문제였다. 선숙씨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잘 안 먹는 편이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본적도 없다.

남편이 이 점을 잘 알고 배려해줬는데 친구를 사귀라고 통닭을 사주기도 하고, 입덧으로 고생하자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줬다.

1년 정도 음식에 적응하기까지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먹고 그동안 된장이나 김치 담그는 것을 배우면서 사고도 많이 쳤다.

중국에도 명절이 있지만 세배는 하지 않고 명절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시집에 오니 남편이 종손이라 제사가 많았는데 시어머니 어깨너머로 음식을 조금씩 배웠다. 시어머니는 몇해전 조카가 태어나면서 시동생네에 가계시고 세월이 흘러 요즘은 제사를 간소하게 지낸다.

20년 전 갓 시집왔을 때는 살림하며 아이들을 키웠고 남편이 시어머니와 함께 참외농사를 지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며 참외농사를 지었는데 10년 전 새송이버섯으로 바꿨다.

버섯농사를 처음 지을 때는 잠을 하루 3~4시간밖에 못자 힘들었지만 지금은 버섯농사가 잘 돼 만족한단다.

참외와 비교했을 때 비닐하우스는 여름에 덥고, 수입도 참외가 나오는 여름철에만 집중된다. 그에 비해 새송이버섯은 일년내내 생산하니 수입이 계속 들어온다. 그러나 때로 손해가 나도 팔아야 하고, 다시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복될 때 만회한단다.

"예전에는 힘들었지만 요즘은 새송이버섯이 잘 되기를 바라고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취재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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