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에는 글자 하나 쓰이지 않은 비석이 하나 있다. 이 비석은 백비(白碑)라고 불리며, 청백리로 이름 높았던 조선 중기 문신 아곡 박수량(1491~1554) 선생의 비석이다. 생전에 박수량 선생은 “시호도 주청하지 말고, 묘 앞에 비석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로 청렴한 삶을 살아서 장례도 치르지 못할 만큼 빈곤했기 때문에 나라에서 장례를 치러주었다. 이때 명종은 “오히려 박수량 선생의 청렴을 잘못 아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상징적으로 글이 새겨지지 않은 백비를 세우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박수량 선생의 백비를 보면 요즘과 맞아떨어지는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나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한 번 더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감사한 마음, 미안한 마음을 상대방에게 한 번 더, 좀 더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청렴을 잘못 아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현대판 백비’처럼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 2015년 제정되었다.

최근 청탁금지법의 시행령이 개정되었다. 선물과 경조사비의 가액 범위가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여 조정되었다. 이는 완전한 백비, 청렴 그 자체를 실천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공단에서도 완전한 백비를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자치단체, 공직유관단체 등 총 256개 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발표하는 청렴도 측정결과,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민연금공단이 가장 높은 1등급을 달성했다. 또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발 빠르게 개정한 공단 임직원 행동강령은 우리 공단이 ‘청렴 그 자체’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천성주지사에서는 자체적으로도 매월 임직원 행동강령을 교육하고, 청탁금지법 위반 사례 공유 등 공단과 직원 개개인의 청렴도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업무분야별로 순환하며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청렴실천반 회의에서는 청렴 문화 확산과 고객만족도 제고까지 함께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김천성주지사뿐만 아니라 어떤 지사든 공단 직원이라면 명함에 청렴에 대한 직원들의 다짐, 슬로건이 담겨있다. 아주 작은 명함까지도 청렴을 생각하는 공단 직원들의 마음인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는 청탁금지법 등을 교육하는 청렴 관련 대면교육이 확대되어 직원들의 청렴의식 향상 등 이전보다 교육의 효과가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렴의 ‘청’은 맑고 깨끗함을 나타내며, ‘렴’은 검소, 결백, 순수를 나타낸다. 국민연금공단이라는 비석에 다른 글씨가 없어도 청렴 그 자체, 백비가 될 수 있도록 공단 전사적으로도, 김천성주지사 자체적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