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삶은 충분히 귀감이 된다. 이에 본사는 나만의 개성과 활기찬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다양한 이웃 사람들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오랜 기간 지역을 위해 봉사해 온 최고령 봉사자 노영순 회장을 만나 봉사를 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즐거움, 그리고 봉사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 1회 : 태권도 국가대표 자매
▷ 2회 : 참외명인
▷ 3회 : 최고령 헬스동호인
▷4회 : 최고령 장수 어르신
▶ 5회 : 최고령 자원봉사자
▷ 6회 : 다둥이 가정
▷ 7회 : 청년농부
▷ 8회 : 다문화 결혼이주 여성
▷ 9회 : 3대가 함께 사는 행복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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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장날인 지난 7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 수지뜸 봉사를 하고 있는 노영순 회장(우측에서 두번째) |
ⓒ 성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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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보통사람의 아주 특별한 삶
5회 : 최고령 자원봉사자
한달에 한두번 성주장날 성주시외버스터미널에 가면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손에 뜸을 뜨거나 지압봉을 붙여주고 어깨를 안마해주는 수지뜸봉사단 노영순 회장을 만날 수 있다.
노 회장이 봉사를 시작한 지는 20여년이 지났다.
"집에는 돌봐야할 소와 염소 등 8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기다리고 밭농사와 논농사까지 할 일이 태산"이라면서도 봉사의 손길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노영순 회장은 올해 75세로 용암면 중거리에서 네명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남편과 사별후 홀로 생활하고 있다.
집안에만 있으니 생각의 한계가 느껴져서 어딘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찾은 곳이 봉사다.
"봉사를 하면 기분이 좋아 종일해도 지치지도 않고 힘이 솟는다"고 말한다.
노 회장은 2010년 5월 관운사에 무료급식소가 생기면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독거노인들에게 드릴 점심도시락을 포장한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다니다가 현재는 봉사자가 늘어나 가끔 참여한다.
또 수지뜸 봉사는 읍사무소, 이동복지관, 자원봉사센터에서 요청하면 찾아가서 봉사하는데, 10여년전 성주읍주민자치센터에서 수지뜸 전문강사를 초빙해 교육받은 것이 인연이 돼 봉사를 시작했다.
수지뜸은 아픈 곳이 많은 어른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재료비가 비싸 기관이나 단체의 지원 없이는 봉사하기 어렵다.
이·미용, 네일아트, 장수사진, 수지뜸 등이 함께하는 별고을봉사단에도 참여했는데, 한동안 수지뜸이 제외돼 참여하지 못한 적이 있다.
"제외될 때는 내심 섭섭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봉사해왔고, 앞으로 얼마나 더 봉사하겠나 싶은 생각에 불러주기만 하면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봉사는 약도 없고 고치지 못하는 고질병"이라며 봉사를 한번 시작하면 계속할 수밖에 없는 중독성이 있단다. 집안일이 많아도 사람들을 만나 봉사하는 이 순간이 '쉬는 때'라며 다시 힘을 얻는단다.
노 회장은 "수지뜸을 해주고 나서 아픈 곳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사람들이 나만 보면 아픈 곳에 수지뜸을 붙여 달라고 하는데 그 맛에 봉사한다"고 한다.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봉사해 온 노 회장은 봉사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저절로 하는 것으로 시간을 따지지 않고 봉사하다보면 돈을 떠나 행복하단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서 부르면 열일 제쳐두고라도 달려갈 예정이다.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하고, 아직까지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취재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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