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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천안 광덕산과 아산 맹사성 고택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8.12.04 10:09 수정 2018.12.04 10:09

↑↑ 여 환 주
前 재경성주중고 동문회장
ⓒ 성주신문
지난달 17일 숲과 문화 연구회에서 아름다운 숲 탐방 행사가 있어 참가하였다.
 
먼저 충남 천안에 있는 광덕산의 광덕사라는 사찰을 보고 그 사찰 앞에 심겨진 호두나무를 찾았다. '광덕'은 부처의 덕을 널리 베푼다는 불교적인 명칭으로써 우리는 사찰보다 호두나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이 호두나무는(수령 400년 추정) 1290년(고려 충렬왕16) 당시 역관인 영밀공 유청신이란 분이 원나라로부터 호두의 열매와 묘목을 처음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며 광덕산 인근의 광덕면은 우리나라 호두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천안하면 호두과자가 우리 성주의 참외처럼 유명해 졌다고 한다.
 
다음은 충남 아산 구괴정과 맹씨행단을 찾아갔다. 맹사성 고택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리 300에 위치하며, 이 건물은 고려 말 최영장군이 살던 집으로 손녀 사위인 맹사성이 물려받았다고 한다. (고려시대 가옥 구조를 잘 보여 준다).
 
고불 맹사성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조선시대 대표적 청백리로 5부판서와 좌·우의정을 지내면서도 검은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며 검소한 생활을 하였다 한다. 고택 안 오른쪽에 맹사성이 은행나무 2그루 일명 쌍행수를 직접 심고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축대를 쌓고 단을 만들어 뜻 있는 사람들과 강학을 하던 자리라는 의미로 이곳을 맹씨행단으로 통하며 사적 109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택의 남쪽으로 돌 담장이 둘러져 있고 작은 쪽문을 나가 밭 가장자리에 맹사성, 황희, 권진 세 정승이 느티나무 세 그루씩 심고 정사를 논했던 정자라 하여 구괴정 또는 삼상당이라는 정자를 보고는 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사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마지막으로 외암민속마을을 둘러보고 떠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랬다.
 

고불 청백리 맹사성의 일화

“지식이 넘치면 인품을 망치고,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열아홉에 장원급제하여 스무살에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 물었다. "스님, 군수인 제가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입니까?"
 
이 말을 들은 스님은 "그건 어렵지 않지요.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고 답했다.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스님은 녹차나 한 잔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스님은 그의 찻잔에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른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난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워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간다. 그러다가 문틀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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