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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노숙자의 일상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9.01.22 13:18 수정 2019.01.22 01:18

↑↑ 주 설 자
시와시학회 회장
ⓒ 성주신문
파도에 미역이 머리를 감는다
붙어 있던 허약한 벌레는
그만 떨어져 나가고
물살에 멀미를 몇 번이나 했을까
어지럽게 기어 나온 모래밭
바다 벌레는 모래톱이 세운
칼날 위를 아프게 걸어간다

삶을 잃은 벌레는 어디쯤에 정착할까
어느 바다에 발을 붙일까
노숙의 하루가 길고 목숨이 어둡다
뭍에도 물에도 가지 못하는데
날름대는 것은 파도의 혓바닥뿐

술 취한 듯 갯벌에 내동댕이쳐져
빈 소주병 속으로 바람을 피하려고
기어들어가는 노숙자
하루의 지친 몸을 오늘도 쉬어 가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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