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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서 지부장으로 일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이영환 농협중앙회 성주군지부장

조진향 기자 입력 2019.04.23 16:21 수정 2019.04.23 04:21

↑↑ 이영환 △경주 안강생(55세) △ 옥산초, 안강중(경주), 경신고(대구), 경북대(농업경제학), 경북대 석사(농업경제학) 졸업 △아내와 2남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농협달성군지부 농정지원단장, 농협 대구지역본부 경영기획단장, 농협성주군지부 부지부장, 현 농협성주군지부 지부장 △매일탑리더스 아카데미 제9기 수료, 한국생산성본부 대구경북 제16기 CEO경영아카데미 수료 △ 농식품부장관 2회, 농협중앙회장 7회 수상
ⓒ 성주신문

농협직원들뿐 아니라 지역농협과 소통하며 지역현안사업에 대해 군과 긴밀히 협조하며 추진하는 농협중앙회 성주군지부 이영환 지부장을 만나 성주농업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과 역점 추진사업에 대해 서면 질의를 통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성주군지부장으로 부임한 소감

성주는 제가 꼭 근무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1996년 충북괴산의 한 콘도에서 있었던 9박10일 자연농업교육에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당시 수륜농협 김명희 조합장을 처음 뵈었다. 교육 마지막날 냄비뚜껑을 꽹과리 삼아 신명나게 뒤풀이를 했는데 그때 조합장께서 제가 풍물놀이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륜농협 주부대학에 풍물강의를 요청해오셨다. 그해 여름 2개월간 당시 폐교인 백운초등학교에서 풍물을 강의하며 보냈다. 그것이 성주와의 첫 인연이었다.

그 인연으로 성주의 가야호텔 인근 야영장으로 여름휴가를 왔다가 둘째아들을 잃을 뻔했던 사건도 있었다. 성주는 좋은 기억도 있지만 아픈 기억도 있던 곳이어서 꼭 한번 근무해보고 싶었다. 성주에서 지부장으로 일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성주의 자랑인 참외산업 발전과 군민들에게 사랑받는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해서 말씀드리겠다.

첫째, 성주 관내에 도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농협팜스테이마을 1곳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농협팜스테이마을은 도시민들이 농촌에 머물면서 다양한 농촌체험을 즐기고 자연과 더불어 힐링하는 곳이다. 성주는 세종대왕자태실을 중심으로 한 생명문화와 함께 심산 김창숙 선생님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이 활발했던 곳으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다. 또한 가야산과 성주8경 등 자연경관이 수려해 도시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곳이다. 현재 성주관내 여러 마을을 돌아보며 도시민들이 찾아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농촌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현재 참외저급품 수매사업 1건,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 3건 등 모두 4건의 사업이 총사업비 127억원 규모로 농협과 군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성주군(95억원)이 대규모 예산을 지원해 농협(29억원)과 농업인자부담(3억원)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참외저급품 수매사업은 성주참외의 명성을 유지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사업 또한 지역 참외농가들의 참외 유통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성주관내 지역농협이 직접 운영하는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농가조직화가 선행돼야하며, 적지 선정과 지역농협의 참여유도, 다양한 농산물의 계획생산 등 해결해야할 선결과제가 많다.
독립매장보다 농협하나로마트에 50평 내외로 숍인숍 형태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하고, 로컬푸드 식당, 커피숍 등을 함께 운영해 시너지 효과를 통해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성주군 농업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농업정책은 무엇인가?

성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참외다. 성주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최고의 주산지며, 참외농가수는 3천935호로 성주농가의 63% 이상을 차지하고 참외농가의 조수입 또한 매년 5천억 내외의 매출액을 자랑하고 있다. .

성주는 고령화율이 28%로 경북 19%, 전국평균 14% 보다 2배나 높은 실정이다. 고령화에 대비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다. 고령농업인들에게는 참외 대신 손쉽게 농사지을 수 있는 100평 내외의 엽채류 중심의 작목전환을 권장한다. 생산된 농산물은 향후 설치될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출하해 소액이지만 지속적인 소득창출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에 도움되리라 여겨진다.

또 참외의 소비계층이 젊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은 과일을 잘 깍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참외생산이 필요하다. 물론 친환경 참외여야하고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깍은 참외를 유통하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폭설·폭우·폭염·가뭄·냉해·서리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농산물이다. 지난해 성주는 갑작스런 냉해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하는 것으로 지난해 성주 참외농가의 약 68%가 보험을 가입했다. 그러나 32%농가는 가입하지 않았는데 보험료가 부담이 돼서라고 한다. 전체농가가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군비 지원 비율을 높이는 것 또한 대안이 될 것이다.


▣ 조합원과의 소통과 실익증진을 위해 어떤 방안이 있으신지?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농업현장에 자주 나가보고 농업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 농업인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사항은 메모해서 늘 곁에 두고 해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농업인들과의 소통의 장을 수시로 마련하겠다. 농업인이 있기 때문에 농협이 존재한다. 농협의 존재가치는 농업인이다.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실익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지금까지의 공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과 보람된 일이 있다면?

우연찮게 대학시절 동아리활동으로 농악(풍물놀이)을 접하게 됐고 대학 4년동안 거기에 빠져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래서 농협도 1년 재수해서 어렵게 입사를 했는데 면접볼 때 면접 위원장이 제 취미가 농악인 것을 보고 한번 쳐보라고 해서 면접에서 꽹과리를 쳤다. 그 결과 합격해 대현동지점에 첫발령을 받았다.

가장 보람된 일은 농협 친환경농업교육원을 설치한 것이다. 지금의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이 바로 그곳으로 경주시 서면 도리에 위치해 있다. 아화초 분교였던 폐교를 농협이 매입해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교육원을 만들었다.

1996년 9월 개원했는데 처음엔 자연농업으로 시작해 자연농업식 돈사와 계사가 실습농장으로 활용됐다. 당시 교육원 창설멤버로 낮에는 실습용 돈사 바닥 설치작업을 주도하고 밤에는 300페이지에 가까운 교육교재 편찬 작업으로 주경야독하며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많은 직원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입사 5년차 새내기 직원신분으로 일궈냈다는 자부심이 지금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때는 경북소속이던 교육원이 지금은 중앙본부 소속으로 변경돼 연간 1만명 내외의 교육실적을 자랑할 정도로 위상이 커져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열심히 하다보면 안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저의 좌우명은 ‘磨鐵杵(마철저)’다. 한자로 갈 마, 쇠 철, 공이 저로 ‘쇠를 갈아 공이를 만든다’는 뜻이다. 昧事盡善(매사진선)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요즈음은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낫다고 하지만, 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하는 것이 먼저라 생각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앞으로의 각오 및 계획은?

성주의 10개 농협 직원들과 소통하는 일부터 시작할까 한다. 군지부에서 지역농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작은 컨퍼런스를 개최하겠다. 2012년 3월 2일 실시한 농협사업구조개편으로 농협조직이 복잡하게 변경됐고 그로 인해 소통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아져 상생을 통한 시너지 발휘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

지난 4월 18일에는 용암농협 간부직원과 첫 간담회를 개최했다. 같은 군내에 근무하지만 얼굴도 모른 채 일하다 보니 농협간에도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간담회에서 대화로 서로의 애로사항을 알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다보면 농협전체가 발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농협 직원들과 조합장이 하는 일을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겠다.


▣ 취미와 특기는?

농협지부장은 농협에서 제공하는 사택이 있어서 일과 후에는 성주의 사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혼자 숙식을 해결해야 돼서 인근의 농협마트나 성주전통시장에 반찬거리를 사러 다니기도 하고 시간이 나면 성주 8경과 문화유적들을 둘러보고 있다. 취미와 특기는 풍물놀이다. 성주로 근무지를 옮긴 후 활동할 기회가 없었는데 2년전만 해도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제 1호인 고산농악 공연에는 농협 근무 중이라도 1년에 5~7회 정도 참여하곤 했다.


▣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먼저 농협 임직원들에게는 농협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서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하는 일이 농업인들에게 어떠한 실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 농업인들이 있기 때문에 농협이 존재하는 것으로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도록 각자 맡은 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한다.

지역민들에게는 농협을 많이 애용해 주십사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농협의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농협마트도 많은 이용을 부탁드린다. 지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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