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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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추운 겨울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아버지
문풍지 사이로 식어가는
냉골방 자식들 추울까
새벽닭 울 때마다
무쇠솥 아궁이 굼불 지펴
오동나무 가지에 걸린
시린 달빛 녹이시고
붉은 깃 댄 검정 솜이불
사랑으로 다독여
주시던 아버지
눈 쌓인 황량한 들판길
뼛 속까지 시린 설풍을
하얀 두루막 자락으로
감싸 주시고
큰 발로 길을 내시어
작은 손 꼬옥 잡아 주시던 아버지
따가운 회초리 대신
구수한 옛날 이야기로
꿈을 키워주시던 아버지
온고지신 혼을 묻어
탐욕의 칠전팔기
손가락 사이로 흘린 세월이
그 얼마나 길었던가
앞을 보나 뒤를 보나
그 날이 그 날인 것을
천상에 계신 그리운 아버지
서산에 걸린 해가
무슨 온기가 있겠습니까
세상 물욕 허무함을
아버지 주신 크나큰 사랑으로
꺼지지 않는 숯불이 되어
어둠의 지친 영혼을 밝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