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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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에 눈 덮어
길고긴 동지 섣달
하얀 초가지붕 처마 끝
고드름만 주렁주렁
쇠죽 아궁이 연기 피워
구들장 달구는 소리
마주하면 가슴짝이 뜨끈하고
뒤로하면 엉 등짝이 후끈하고
마굿간 누렁 황소가
빙그레 미소 지을때
눈 쌓인 감나무 가지엔
허기진 참새 여나뭇 마리
잔 머리 굴리며 갈까말까
오르락 내리락 분주하다
문풍지 새는 방문 틈으로
때를 기다리는 개구장이 눈빛
하얀 마당엔 싸릿대 엮은
크고 둥근 산테미 채반
그 안에서
거친 나락 한줌이
새머리 유혹을 한다
자치기 막대기에 짚 새끼줄
길게 매인
그 속의 비밀을 알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기다린다
봄이 내려 주는
세상과의 약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