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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는 어떤 도시인가? 와우형의 성주, 새벽 별을 보다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03.14 09:45 수정 2023.03.14 09:45

↑↑ 김 상 규 ㅅㅈ생명연구소 소장
ⓒ 성주신문

 

'성주(星州)는 어떤 도시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별고을 성주'일 것이다. 성주가 별고을이라는 것은 성주의 옛 지명이 성산인 것에 연유한다. 성주는 옛날에 성산(星山)가야, 벽진군, 경산부, 성주목 등으로 불리었다.

그런데 성산(星山)이라는 지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삼국유사 등 기록에 성산가야라고 불렸다는 기록이 있으나 그것이 가야시대부터 불렸는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이후에 붙여진 이름인지 명확하지 않다. 땅속에 묻힌 역사, 기록이 부족한 가야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명과는 달리 성주는 풍수지리와 관련하여 와우형(臥牛形)이라고 전해진다. 와우형은 소의 모습과 닮았다는 것이다. 와우형의 성주는 고려시대에 토성으로 축조되어 조선시대에 개축된 성주읍성의 모습과 유사하다. 성주여자고등학교가 있는 곳이 소의 머리에 해당하고 경산5리 각산마을이 소의 뿔이며, (구)버스터미널 주변에 있었던 옛 연못은 소의 뱃집에 해당하며 꼬리는 초전 방향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기록들이 있는데 삼산1리 댕끝 마을 뒷산은 소를 묶어 둔다고 집우산 또는 호랑이가 소를 지킨다고 복호산(伏虎山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성산6리 성산의 맞은 편에는 개무산이 있는데 개를 닮은 산이라 하며, 개무산의 개는 소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소 또한 호랑이가 개를 잡아가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다고 하므로 호랑이, 개 그리고 소가 3각 관계로 대치하는 재미있는 국면이다. 3년 마다 소를 길들이기 위해 줄다리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와우형 성주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마을 이름도 있다.

삼산1리 댕끝 마을 앞에는 와우형 성주의 지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백정 마을을 조성했는데 그 이름이 칼막에서 갈막으로 바뀌었다는 기록이 있고, 통일신라시대에 성주의 남쪽 용암방면에는 조곡방(租谷坊)이 있었고 북쪽으로는 초전방(草田坊)이 있었는데 조곡은 곡식이고 초전은 풀밭인데 모두 소 먹이와 관련되어 있다. 대흥2리 우복지(牛伏地), 대황3리 우천(牛泉) 등도 소와 관련이 있다. 성주에 소와 관련된 설화나 마을의 유래 등이 많은 것도 우연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와우형 성주의 소는 누워서 새벽 별을 본다고 한다.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의 별을 바라보기도 하겠지만 성산을 바라본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성산은 6각형의 별을 닮아 성산이라는 기록도 있다. 새벽 별을 보니 부지런한 성주 사람들과 풍요로운 성주의 모습과 닮아있어 더욱 정겹다.

성주가 별고을로 불리어 지는 것에 성주 또는 성산의 모양이 별과 닮았다는 점 보다는 와우형의 성주 지형과 그와 관련된 지명, 그리고 풍수적 의미가 더 설득력을 갖는 것 같다. 향토사를 연구하는 많은 분들도 와우형 성주와 별의 관련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록을 통한 고증에 한계가 있지만 성산가야의 실체를 인정하고 성산의 의미를 확장해서 생각해 보면, 성산에는 성산성이 있었고 성산 아래에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묘지가 집단조성되어 있다는 것은 가야시대 등 고대국가의 특성상 단순한 묘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며 제사는 물론 별자리 관측 등 다양한 의미로서의 성산의 기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성주가 별처럼 생겼거나 와우형의 성주가 별을 바라보거나 성주가 별고을이라는 데는 이설이 없다. 별고을은 성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찾는데 그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조상들이 대대로 가꾸어 살아온 성주, 우리가 살고있는 성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성주라는 도시에서 별고을 만큼 뿌듯하고 아름다운 것이 있겠는가.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던 성주, 심원의 공간을 음미했던 성주, 그 시원의 의미를 새기면서 이 도시의 비상을 기대한다.

※ 이 글은 성주읍기(星州邑基), 경산지(京山誌), (구)성주군지, 성주군지, 마을지 등을 참고하였으며, 마을 이름과 유래는 다른 설이 있고, 특히 조곡방, 초전방, 복호산과 집우산, 우복지, 우천 등에 대해서는 한자를 이두문자로 표기한 것을 잘못 해석하였다는 지적도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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