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자명이 표기된 박스에 덧붙여진 이중 스티커(사진1)를 떼내면 다른 이름과 전화번호가 인쇄된 원본(사진2)이 보인다. 박스 안에는 미숙과와 열과 등 폐과 투성이다.(사진3,4) |
ⓒ 성주신문 |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에서 '성주참외○○'란 아이디로 성주참외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참외 1박스 기준 2.5kg/2만9천원, 5kg/3만9천원, 10kg/5만9천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게시글을 올렸다.
마트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참외를 구매했으나 배송받은 참외품질이 현저히 떨어지자 수 십명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항의성 댓글을 달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충남 부여군에 거주하는 한 구매자는 "못난이참외이나 제품에 큰 하자가 없고 참외철인만큼 달다는 판매글을 보고 선뜻 구매를 했는데 이를 악용하는 모습에 화난다"며 "성주참외 이미지를 믿고 농산물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농부들이 많으니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랐으나 동물도 먹지 않을 참외 불량품이 왔다"고 말했다.
덧붙여 "박스갈이 정황도 보이고 박스에 기재된 판매자와 예금주의 이름도 달라 조직적으로 거래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A씨에게 참외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제보사진을 살펴보면 병뚜껑으로 비교할만한 미숙과는 물론 참외골이 변색됐거나 참외꼭지가 부패해 튀어나와있는 등 폐과로 구분되는 참외들이 대부분이다.
동네인증 기반의 비교적 안전하게 여겨지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지만 중고거래 특성상 반품이 어렵고 판매자의 신원이 확실치 않아 구매자들은 폐과 거래를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해당 판매자의 주소도 성주읍1길 13으로 기재돼 있으나 이 주소는 성주읍행정복지센터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소위 '박스갈이'라고 불리는 눈속임으로 참외박스에 표기된 실명 위에 다른 판매자 이름의 스티커를 부착한 정황도 발견됐다.
실제 참외박스 소유자 B씨는 "이제 농사 짓기가 힘들어 남은 박스를 처분했는데 이런 식의 참외가 유통되는지 몰랐다"며 "피해자가 발생하는만큼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진 스티커에 신상이 나와있는 C씨는 "열과를 속여 판매한 적이 없을 뿐더러 공판장에만 물건을 대고 있다"며 "내 이름과 전화번호가 인쇄된 스티커가 어떤 경로로 부착됐는지 모른다"고 밝히는 등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플랫폼엔 해당 판매 게시글이 모두 삭제됐다.
고품질 성주참외 유통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현재 군과 참외농가는 2008년부터 발효과, 저급과 등의 비상품과 수매를 추진해 사전에 폐과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부 판매자로 인해 수 십명의 피해자가 발생함에 따라 정품을 생산·유통하는 애꿎은 농민은 물론 성주참외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어 관리 감독이 시급해 보인다.
16일 기준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경매되는 참외 10kg당 최고가격이 17만원선으로 거래되는만큼 참외철엔 폐과 및 저급과 판매 대응책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성주방송에서도 다음주 현장카메라를 통해 일련의 과정을 취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