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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미미 냇강 - 이명은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05.16 09:38 수정 2023.05.16 09:38

ⓒ 성주신문

 

옛날엔 그렇게 넓기만 하던 냇강
하얀 모래사장은 어디 가고 잡초만 무성
지금도 왕버드나무는 그대로인데
울적하거나 좋은 일 있으면 찾아가는 곳

고3 두 오빠 손잡고 황토물 목까지
물 다 건넜다고 손을 놓아 그대로 떠내려간 곳
다시 태어난 미미 방천 둑 상당골

하얀 교복은 황토물이 들어 못쓰게 되었고
그 바람에 새 교복 맞춰 입고 좋아하고
그로부터 내 별명은 낙동강 고기밥
두 오빠가 지어주고 불러주며 놀렸지

찔레순 삐삐 지천으로 있는 방천길
농고(農高) 뒷산에 들국화 흐드러진 산등성이
뒷발치 따라다니며 울고 웃던 지난 세월
한 평생 긴긴 그리움 해바라기 되어


하얀 찔레꽃 아픔이 세상 다하는 날
할미꽃이 된 지금도 고마움 머리맡에 두고
꿈으로 엮은 창 하나 못 만들고 세월에
포로가 되어 마음 끝 고운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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