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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뉴스의 가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 윤장렬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6.25 09:30 수정 2024.06.25 09:32

↑↑ 윤 장 렬 베를린 자유대학교 언론학 박사
ⓒ 성주신문

 

‘가치’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할 때, 가치는 바람직하거나, 도덕적으로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하면, ‘유용하다’, ‘쓸만하다’라는 뜻으로 욕구나 관심에 대한 충족을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물건의 가치는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필요를 충족시키는 정도가 됩니다.

그렇다면 상품의 가치, 즉 유용과 필요의 정도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상품의 가치 연구는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상품의 가치를 알게 되면, 상품의 가격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실제로 매 순간 상품의 가격을 따지며 상품거래를 합니다.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가격을 고민하고, 구매하는 사람은 좀 더 싸게 물건을 사려고 가격을 비교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상품이 유용하거나 필요하다는 것을 사용가치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면서 일부 학자들은 상품의 가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은 그만큼 쓸만한 물건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편, 상품의 유용과 필요의 정도는 주관적인 문제라서, 상품의 높은 가격이 가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하는 경제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품의 가치는 상품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가격은 가치에서 결정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담 스미스(1723-1790)가 고민했던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치문제입니다. 그 당시 활동했던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와 칼 맑스(1818-1883)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상품의 가치를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면서, 시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에는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교환가치가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상품의 가격은 이러한 객관적인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가치이론이 경제학에서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효용가치이론이며, 후자는 고전주의 경제학의 노동가치이론입니다. 오늘날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살펴보면, 사용가치, 즉 사용자의 효용과 필요에 따라 결정되는 상품의 가격이 있습니다. 반대로 물건을 생산하는데 사용된 시간의 크기, 즉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되어 판매되는 상품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 경제학에서 고전주의 노동가치이론을 주목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해 한번 생산한 물건을 아무런 추가노동과 비용 없이 재생산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첫 생산에는 일정한 노동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클릭 몇 번이면 이들은 쉽게 복사되고, 전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에서 저작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는 점은 저작권의 강화가 오히려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입니다.

고전주의 노동가치이론에 따르면, (재)생산에 아무런 노동이 투여되지 않는 것, 예를 들어 물이나 공기와 같은 천연자원은 공공재화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만들고, 효용을 강조하면서 물과 공기 또한 높은 가격의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동강 물을 팔고 있는 봉이 김선달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누구나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화가 자본에 의해 독점되고, 상품화되는데, 디지털 환경에서 이러한 상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품의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지, 아니면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이를테면, 뉴스(콘텐츠)는 처음 생산하기 위해서 일정한 노동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뉴스가 인위적으로 희소성을 극대화하고 효용의 관점에서 상품이 될 때, 생산에 투여된 노동과 비용의 크기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뉴스라는 재화를 공공재화로써 공동체가 생산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일부 언론학자들은 경제학의 가치이론이 뉴스와 같은 미디어 상품에 직접 적용, 대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뉴스는 사회적 가치, 즉 유용함과 쓸모가 특별해서 일반 상품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경제학에서 설명하는 사용가치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뉴스는 오히려 높은 사용가치를 지닌 대표적인 생산물입니다. 그래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효용의 관점에서는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노동가치이론에서 뉴스는 시장에서 상품으로 생산, 판매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공공재화로써 생산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생산하는 물건은 아무런 인간의 노동이 투여되지 않기 때문에 상품이 아닌 재화로써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뉴스 상품의 가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뉴스 재화를 어떻게 공동체가 공공재화로써 생산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외부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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