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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취재-지역소멸 대안, 청년문화가 뜨는 로컬콘텐츠가 답 ② / '청년들의 온고지신' 전북 군산시의 술 익는 마을

이지선 기자 입력 2024.10.15 11:02 수정 2024.10.15 11:03

양조산업 역사를 지역콘텐츠로
청년마을만들기 사업 선정

ⓒ 성주신문
전북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때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갯벌 위에 조성한 신도시이다.
 

신도시가 건설된 후 전국각지에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몰리게 되자 본토 사람보단 타향에서 온 사람들이 군산시의 주류가 되면서 애향심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다고 알려져있다.
 

군산시는 정미소와 양조장 등 쌀을 가공하는 산업도 자연스럽게 번성함에 따라 현재 대규모 단지는 아니지만 테마파크 형식을 도입해 인근 상점과 협업으로 군산시의 색깔을 채워나가고 있다.
 

그 중심엔 새로운 프로젝트 청년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술익는마을'을 조성해 눈길을 끌면서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이에 해당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군산 토박이 조권능 대표를 만나 지역 청년들에게 활로를 제시하는 비전과 계획을 들어보고 현재 진행 중인 군산 청년 축제현장을 같이 취재해본다. 【편집자 주】

 

 

 

1920년대 일제의 식민지 농업정책인 산미증식계획으로 쌀 수탈량이 급증하면서 군산엔 부를 축적하게 된 일본인 지주들이 많았다.
 

특히 양조업과 정미소가 크게 번성한 가운데 명절이나 제사 등 집안 대소사시 빼놓을 수 없었던 백화수복이 군산의 양조산업체 '백화양조'의 대표 상품이었다.
 

이러한 바탕에 군산 양조산업 역사를 지역콘텐츠로 주목한 청년들이 모여 들었고 양조산업에 관심을 가졌던 지역관리회사㈜지방의 조권능(사진) 대표는 농업회사법인 '흑화양조'를 만들었다.
 

조권능 대표는 일찌감치 군산을 청주의 도시로 되살리겠는 일념 하에 지난 2017년 영화시장을 살리는 '영화타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성주신문
영화타운에 술집을 중심으로 빵집, 화장품 가게 등을 조성해 단순히 시장 살리기에만 주목하기보다 상권을 활성화하며 군산이 가진 콘텐츠를 엮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군산의 오래된 영화동 시장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에서 지역 마스터로 참여한 조 대표는 관행적인 수직적 체계에서 벗어나 운영자와 마스터, 창업자를 선정해 '지역관리회사'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첫 지역관리회사인 ㈜지방의 첫 시작이었으며, 조 대표는 특정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처럼 일정한 범위 안에 자리한 소상공인 등의 주체들로부터 예산을 받아 지역 재활성화 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2년간의 노력으로 2019년 여름 문을 연 영화타운은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스페인 레스토랑 '돈키호테', 사케바 '수복', 칵테일바 '해무' 그리고 지방이 직영하는 주점 '럭키마케트' 등이 입점했으며 저마다 독특한 맛과 멋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공동취재단 또한 영화타운에 자리 잡은 '야끼끼'에 들러 일본식 요리와 조 대표가 혼혈을 기울여 만들어 시판을 앞두고 있는 군산 막걸리 '군주(群主)'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청년이 만든 로컬 인프라 활기
영화타운 프로젝트로 브랜드화

 

 

ⓒ 성주신문
조 대표는 새로운 사업으로 군산 술인 청주에 주목하면서 1917년 무렵 설립된 백화양조가 만든 '백화수복'에 관심을 가졌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색을 더한 또 다른 군산 술을 만들고자 백화양조에서 일했던 장인을 찾아 청주 빚는 법을 익히며 새로운 술을 만들기 위한 농업회사법인 '흑화양조'를 세웠다.
 

2018년 행정안전부 주관의 마을만들기사업에 '술 익는 마을'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식 가옥이 재현된 군산시 월명동에 양조산업의 첫 발을 뗐다.
 

군산을 다시금 청주의 도시로 재탄생시킴과 동시에 군산에 뿌리를 둔 양조 문화와 자긍심 그리고 이것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되살리고자 로컬콘텐츠 흑화양조에서 '청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한다.
 

5년째를 맞이한 술 익는 마을의 청년마을 사업은 현재 '군주'라는 막걸리와 진 스타일의 '무리'라는 제품의 상업적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성주신문
술 익는 마을은 조 대표를 비롯한 4명의 구성원들이 양조장을 거점으로 막걸리 만들기 체험, '모락'의 일본식 목욕 체험, 청주바 체험, 게스트 하우스인 '청주스테이' 등 18만원 상당의 체험형 관광 서비스 상품도 운용 중에 있다.
 

(주)지방 조권능 대표는 "군산의 양조 전통을 존중하면서 첨가하는 재료를 바꿔 재해석을 곁들이면 타지역에 없는 정통성이 담긴다"며 "서울에서 벗어날 대안으로 지방에 산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이 청년들에게 절실한 만큼 이를 이길 대안은 지역성을 담은 '로컬브랜드' 만들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조 대표는 "대한민국이 큰 발전을 이룩한 것엔 각 지방의 산업과 문화발전이 큰 축을 담당했기 때문에 '지방 도시'라 무시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헤리티지 또는 이야기를 발굴해야 한다"며 "그 역할을 할 주체는 사실 청년말고는 없기 때문에 우리의 도전이 시간은 걸릴지언정 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군산시는 지역 청년들과 소통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 개발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청년키움, 청년의 행복을 함께 만드는 청년친화도시 군산'을 선포한 가운데 총 5대 분야, 71개 과제로 청년기본정책을 구성했다.
 

군산시는 청년 삶의 영역을 고려해 △일자리(24개 과제), △주거(5개 과제), △교육(12개 과제), △복지 · 문화(19개 과제), △참여·권리(11개 과제)로 구분해 추진하고, 5년간 4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청년 정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군산시는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5개년 청년정책 기본계획은 그간 개별부서에서 추진한 단기간의 청년 관련 정책을 정리해 시대적 변화와 청년 맞춤형 수요가 반영된 최초의 중장기 종합계획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대적 변화에 맞춰 청년이 만든 로컬 인프라에 더해 지역에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인구소멸에 대응할 '지방도시' 군산의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 육성을 기대해본다. 

 

공동취재단(성주신문 이지선 기자, 홍주신문 한기원 기자, 담양곡성타임스 김고은 기자,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 한산신문 박초여름 기자, 태안신문 신문웅 기자, 보은사람들 송진선 기자, 담양뉴스 장광호 기자, 남해시대 전병권 기자, 해남신문 노영수 기자 등 10개 지역신문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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