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기획연재 기획취재

공동기획취재-지역소멸 대안, 청년문화가 뜨는 로컬콘텐츠가 답 ⑦ / 농업·관광콘텐츠로 로컬관광지가 된 가와바마을

이지선 기자 입력 2024.11.19 09:30 수정 2024.11.19 09:30

촌캉스로 관광객 유치 나서
여행지 특화로 관계인구 증가

ⓒ 성주신문
일본은 우리나라 보다 먼저 저출생, 인구감소 위기를 겪으며 지역소멸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런 상황에서 군마현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가와바마을은 지역자원인 농업과 관광을 융합한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지금도 일본을 대표하는 균형발전 성공마을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구조를 가진 일본의 사례가 던져주는 시사점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전북 청년정책의 메카 '익산 청년시청'
▷'청년들의 온고지신' 군산시의 술 익는 마을
▷청년 목소리로, 청년 바람을 실현하는 '전주'
▷문경 청년들, 콘텐츠로 지역소멸에 맞서다
▷日 우범지대가 공원으로 "여성이 돌아왔다"
▷일본 도시마구, 아이와 살기 좋은 도시로
▶농업·관광 콘텐츠로 살아나는 가와바마을
▷성주군의 청년유입 시책 및 인구소멸 대응

 

 

 

ⓒ 성주신문
가와바마을은 도쿄에서 130㎞ 정도 떨어진 평범한 시골마을로 지난 1971년 인구 소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빼어난 자연경관과 농업이란 마을 로컬콘텐츠를 활용해 인근 도시주민을 마을로 불러들이는 촌캉스(시골에서의 휴가)를 컨셉으로 관계인구를 확대하며 마을 존폐위기를 극복했다.
 

현재까지도 활발한 도농교류 덕분에 3천여명이 사는 마을은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는 유명 관광지로 변화했다.
 

지난 10월 12일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가와바마을은 쌀, 곤약, 사과, 딸기 등 전형적인 농촌지역의 소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나 국도 옆에 위치한 덴엔 플라자 가와바 휴게소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을기업인 전원플라자가 운영 중인 이 곳 휴게소는 약 6만㎡의 부지에 파머스마켓, 카페, 식당, 체험장, 썰매장, 숙박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파머스마켓에선 가와바에서 생산된 각종 농산물과 과일을 비롯해 마을에서 개발한 요거트, 생치즈, 사과파이, 수제맥주 등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주민들은 매일 아침 스스로 정한 가격표를 붙인 농산물을 납품하는 등 안정적인 판로를 갖춘 덕에 비교적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함에 따라 매일 완판기록을 세우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와의 연계로 직판장 출입구에 고향납세 자판기를 비치해 방문객들이 기부금을 내면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직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지역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식당과 엄선된 현지제품을 판매하는 기프트샵, 넓은 잔디밭, 치즈·요쿠르트·수제맥주 공장, 관광센터 등이 조성돼있어 휴식을 취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사계절의 풍경과 산악지역 등으로 하이킹과 등산, 낚시, 캠핑 등 레저활동을 즐기려온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등 휴게소 개념보다는 여행의 목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전원플라자의 경우 일본 전역 휴게소 1천450개소 중 이용률 랭킹 1위로, 재방문율이 60% 이상에 10회 이상 방문객만도 28.1%에 달한다.
 

가와바마을은 농촌과 도시간 교류 활성화로 관계인구를 늘리며 마을과 주민들의 소득을 창출하며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있다.
 

마을의 주산업인 농업과 관광을 결합시킨 전원플라자는 지난해 방문객만 260만명에 이르고 마을 900세대가 전원플라자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등 전체 매출이 연간 270억원에 달한다.
 

농산물 판매장인 파머스마켓 매출액 역시 연 90억원으로 현재 48명의 정규직원과 130여 명의 계약직 등 180여 명이 전원플라자에서 근무 중이다.

 

ⓒ 성주신문

자연 그리운 도시민을 위한
제2의 고향프로젝트 추진

 

마을 도농교류의 또 다른 핵심사업은 인구 85만명이 사는 도쿄 세타가야구와 함께하는 제2의 고향 프로젝트이다.
 

인구소멸 지역으로 지정된 1971년 당시 촌장이 주변마을과 통폐합에 대해 주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자주적 독립방향으로 행정정책을 만들었다.
 

이후 도쿄 세타가야구의 제2의 고향 프로젝트에 참가해 관동 7개 도현 및 52개 시읍면과 경쟁해 도농교류 마을로 최종 선정됐으며 지금까지 유지하는 곳은 가와바마을이 유일하다.
 

마을은 세타가야구 시민이 과실나무를 임대해 관리하도록 조치하는 등 농업·농촌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또한 세타가야내 61개 초등학교 5학년은 가와바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정규교육에 넣어 현재까지도 해마다 5만6천여명이 마을을 찾는 등 촌캉스로 도시민과 관계 맺기에 나섰다.
 

실제 오타 류노스케 씨는 도쿄 세타가야구 출생으로 초등학생 때 방문한 가와바마을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 2016년 가족들과 이사와 현재까지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
 

오타 류노스케 씨는 "세타가야구와 가와바마을의 협약으로 어릴 적 이 곳으로 놀러온 경험 덕분에 과일농가를 동경하게 됐다"며 "도쿄 농업대학에 진학 후 사회경험이 필요하다는 조언에 현내의 슈퍼에 취직, 3년 정도 일한 후 가와바마을의 밭을 빌릴 수 있어 사과농사를 본격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와바마을도 저출산, 도시 이주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 9월말 인구가 3천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관계인구뿐만 아니라 정주인구 가 증가를 위해 마을기업 수입을 미래 인프라에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자녀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친 가운데 지난해부터는 고등학생까지 확대했으며 초중학생을 위한 100% 무료급식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부터는 자녀가 있는 외지인이 마을에 들어와 집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1년에 최대 200만엔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작했으며 이 곳으로 이주해 현내 기업에 취직한 사람에겐 이민 지원금도 제공한다.
 

마을전입 수요가 높아지자 마을에선 인프라 발굴을 위해 빈집 66채를 찾아 이주 희망자와 연결시키고 있으며 고향납세 모금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가와바마을 사례가 모든 농촌마을에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인구 집중문제 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농촌마을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지역별 로컬 콘텐츠 발굴·개발과 도농교류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취재단(성주신문 이지선 기자, 홍주신문 한기원 기자, 담양곡성타임스 김고은 기자,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 한산신문 박초여름 기자, 태안신문 신문웅 기자, 보은사람들 송진선 기자, 담양뉴스 장광호 기자, 남해시대 전병권 기자, 해남신문 노영수 기자 등 10개 지역신문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성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