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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범 △경북 성주군 선남면 출생(65세) △부모님과 1남1녀 △영남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경찰공무원(1987~1989년), 행정직 7급 임용(1991년), 성주군청 문화체육과장, 재무과장 등 역임, 경제교통과장 명예퇴임(2019년) △국무총리상 外 다수 |
ⓒ 성주신문 |
문화관광해설사회 박재범 회장은 오랜 공직 경험과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성주를 찾는 이들에게 생생한 해설을 제공하며 지역의 매력을 전하는 박 회장을 만나 문화관광해설사의 역할, 추천 관광코스,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과거 성주군 문화관광과장으로 일하며 관광, 문화재, 예술 등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문화유산 답사에 관심이 많아 1997년부터 답사를 시작했고 유홍준 교수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으며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특히 직접 답사 계획을 세우고 현장을 돌아보며 조사하는 과정에서 큰 흥미를 느꼈다.
퇴직한 후 잠시 참외농사를 지었지만 다시 문화관광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23년 말 문화관광해설사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해 교육을 수료한 후 지난해 7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성주에는 16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주요 관광지에서 교대로 근무하며 방문객들에게 문화유산과 역사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한개마을을 찾은 한 여성관광객에게 마을의 역사와 전통가옥의 특징, 주민들의 생활상 등을 설명했다. 얼마 후 추석 즈음 그분이 딸과 함께 세종대왕자태실을 방문했는데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예상치 못한 재회였고 잠깐의 만남이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했다. 다시 성주를 찾은 모습을 보며 해설사의 역할이 단순한 설명을 넘어 특별한 기억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
▣ 봄을 앞두고 성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관광코스가 있다면?
새싹이 돋고 초록빛이 어우러진 봄은 생명의 활력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특히 세종대왕자태실, 성밖숲, 그리고 성산동고분군이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은 장소다. 태실문화관 뒤편 공원에는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고 성밖숲의 울창한 왕버들은 싱그러운 봄기운을 더해준다. 또한, 성산동고분군은 겨우내 황금빛이던 풀이 초록빛으로 변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자연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 지역의 역사·문화·예술·자연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특별한 노력을 하기보다 문화유산 답사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연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답사 과정에서 성주의 문화유산을 다른 지역과 비교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개마을의 배산임수 지형을 설명할 때 안동 하회마을의 물돌이 지형과 비교하면서 마을의 입지와 역사적 배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한다. 또한, 건축 양식, 담장 구조, 지형적 특징 등을 함께 살펴보며 각 지역의 문화적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정보전달을 넘어 이야기를 곁들여 방문객들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 지역의 문화·관광 정책과 관련해 과거 공직 경험자로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백두대간에서 시작한 산줄기가 성주를 감싸고 흐르며 가야산과 금오산 등 주요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을 고려할 때 성주의 생태환경과 자연경관을 보존하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대가면 칠봉산 일대의 생태통로 조성도 생각해볼만 하다. 도로 개발로 인해 산줄기가 단절된 구간이 있는데 산림 생태계를 보호하며 관광객이 자연 속에서 보다 편하게 탐방할 수 있길 기대한다. 또한, 성주읍성에서 성주도서관, 성주고를 거쳐 초전면 방향으로 이어지는 녹지축 복원을 통해 주민들이 일상 속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하는 것도 제안한다. 단순한 개발이 아닌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주로 책을 읽거나 여행을 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새벽이나 낮에 걷는 것을 즐기며 문화유산 답사를 하면서 얻은 지식을 정리하고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또한, 다음달부터 문화원의 강사로 나서면서 강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방법과 건축물, 문양, 자연경관 속 숨겨진 의미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강의를 위해 자료를 정리하고 PPT를 제작하는 등 바쁘게 지낸다.
▣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싶다. 문화유산과 역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가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
▣ 성주군민과 내방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가 사는 곳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성주를 찾는 이들에게는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가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해설사뿐만 아니라 군민들도 내방객을 친절하게 대한다면 성주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결국 따뜻한 배려가 성주의 가치를 높이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