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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그 시절 그 추억 - 이상숙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5.03.25 09:53 수정 2025.03.25 09:53

↑↑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기차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잔다
칙푹 칙칙푹푹 "
추억은 그리움이요
삶의 흔적이며 곧 생명이다

흰 구름 한줌 호수위 흐르고
뭍가 땅버들 포슬포슬 눈 뜨면
추억의 깊은 잠 영혼을 깨우고
나 옛 고향으로 돌아가리

단발머리 까까머리
똘망똘망 아이들이
힘겨운 책보를 어깨 허리에 둘러 매고
"찰강 찰강" 몽당연필 양철필통 신나는
장단으로 이십여리 먼길
경부선 철로 침목칸을 뛰어 학교를 간다

검은 굴뚝 하얀 연기
투박하고 요란한 경적
울리며 달리는 기차에서
신비한 우주나라 마술같은
희안한 물체가 날아온다
초코렛 비스켓 오렌지 통졸임
산골 가난한 아이들에겐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하고
요상하고 의문스런 물품이다

사변 이후
미군 아저씨가 던저 주는
따뜻한 사랑의 선물이다
작은 아이들 모두가
그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건강하고 참되게 자랐다

살같이 흐르는 세월에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우리 아이들 사랑은
영원한 세상 빛 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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