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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희 국 대구경북서협사무국장 |
| ⓒ 성주신문 |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낙동강 위를 휘감고 있었다. 선남면 낙동강대교 공사 현장에서는 쉴 틈 없이 철제 구조물이 쌓이고, 굵은 기계음이 강물 위로 울려 퍼졌다. 덕환은 강둑에 서서 공사 진행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15년의 세월, 무주선 지방도 완공을 위해 그가 걸어온 시간이었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성주에서 왜관으로 돌아가던 길이 훨씬 짧아지겠지." 덕환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강 건너편에서 열심히 일하는 인부들의 손끝을 따라가고 있었다.
낙동강대교의 완공은 단순한 도로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이는 성주와 대구를 하나로 엮는 새로운 길이자, 지역 발전의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덕환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무거운 짐이 남아 있었다.
"국도 승격.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주먹을 쥐었다.
· 다리가 놓이다.
2년 뒤, 드디어 낙동강대교가 완공되었다. 개통식 날, 다리 위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쳤다.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북소리가 들려왔다. 각계의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덕환은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보건사회부 장관인 신현확 지역 국회의원이 가장 먼저 그를 찾아와 손을 꽉 잡았다.
"조 선생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헌신 덕분입니다."
김수학 경북도지사와 정윤양 성주군수도 덕환을 치하하며 축사를 이어갔다. 신 장관은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 앞에 섰다.
"이 모든 공은 조 선생님 덕분입니다. 이 길이 열리기까지, 그가 흘린 땀과 열정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우렁찬 박수로 덕환을 환영했다. 그는 마이크 앞에 서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감회가 깊었다.
"이 다리는 단순한 교통의 연결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염원과 노력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성주를 남부권 교통의 중심지로 만들어 이 지역의 미래를 밝히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박수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덕환의 머릿속에는 더 큰 숙제가 떠올랐다.
이 도로를 국도로 승격시켜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자식들의 선택
그 무렵, 덕환의 장남 희태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어느 날, 희태는 조심스럽게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저 대학 진학은 미루겠습니다. 일자리를 찾아서 가계 부담을 덜겠습니다."
덕환은 아들의 의젓한 말을 듣고도 마음이 복잡했다.
"희태야, 공부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아버지가 힘들어도 너희 학업은 돕고 싶다."
하지만 희태는 단호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이거밖에 없습니다."
희태는 이력서를 들고 대구일대를 누볐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덕환의 사촌 처남댁 영이의 부인이 친구네 회사인 지역의 중견 섬유회사에 희태를 추천했다. 희태의 성실함과 똑 부러지는 성격은 곧바로 회사의 기획예산부에서 빛을 발했다.
회사에서는 희태 삼남매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고, 누나도 함께 취직의 기회를 얻었다. 본동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조금 숨통이 트이네요."
하지만 덕환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옥자야, 희태야, 아버지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너희가 고생을 대신하는구나."
희태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보면 우리도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요. 아버지 덕분에 배운 게 많습니다."
그날 밤, 덕환은 홀로 낙동강대교가 보이는 언덕에 올랐다. 달빛 아래 길게 뻗은 다리를 보며 그는 속삭였다.
"가족도, 지역민도, 이 길도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다."
그의 눈빛은 강물처럼 깊고 단단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