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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의 빈집, 지역 자산이 될 수 있을까 ③ / 빈집 걷어낸 자리에 새로운 일상으로 활력 채우는 대전시

김지인 기자 입력 2026.09.22 09:48 수정 2026.09.22 09:48

'봉산마을' 빈집 살려 관광거점
리모델링 거쳐 체류공간 탈바꿈

↑↑ 부산시 영도구 봉산마을 '베리베리굿봉산센터'
ⓒ 성주신문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지역의 빈집이 늘면서 주거환경 악화와 안전사고 발생, 공동체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철거와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유권 문제와 재원 부족, 사후운영의 어려움 등으로 실질적인 활용에는 한계가 따르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성주군의 빈집 실태와 지원정책을 살펴보고 타 지역 우수사례를 심층 취재해 지역여건에 맞는 현실적인 활용방안과 지속가능한 마을재생 모델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회 성주군 빈집 실태 및 정책 추진
▷2회 대전광역시 중구 빈집 정비사업
▶3회 부산광역시 빈집 활용 우수사례
▷4회 경남 고성군 빈집·유휴시설 활용
▷5회 경북 경산시 빈집 기반 도시재생



상태가 양호한 집은 고쳐 쓰고, 철거가 필요한 곳은 허문 뒤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등 빈집 정비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부산광역시에서는 건물 상태와 입지, 주민 수요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과 철거를 병행하며 방치된 빈집에 필요한 기능을 채워왔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 '봉산마을'과 사상구 괘법동 '괘내생태문화마을', 사하구 괴정동 '대티까치고개마을'은 빈집 등 쓰임을 잃은 공간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되살려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은 사례다.

빈집을 숙박·문화시설로 고쳐 쓰거나 허문 터에 텃밭과 소공원을 비롯한 휴게공간을 마련하는 등 마을에 필요한 형태로 활용하고, 이후 운영에도 주민들이 참여한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모여 형성된 부산 영도구 봉래동 봉산마을은 산업화를 거치며 인근 조선소 근로자들의 생활터전으로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과 기업 이전, 거주민 고령화 등이 맞물리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노후 건축물도 빠르게 늘었다.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주택 약 400채 가운데 87채가 비어 있었으며 도시가스와 주차장, 공원 등 생활기반시설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영도구는 '빈집 없는 베리베리 굿 봉산마을'을 비전으로 삼아 2018~2024년 총 46억8천400만원을 투입해 전수조사를 거쳐 활용 가능성을 살핀 뒤 빈집 22호, 1천882㎡(약 570평)를 정비했다.

선정된 대상지는 철거 또는 리모델링을 거쳐 주민공동 이용시설과 청년 창업공간, 게스트하우스, 공유주방, 문화체험장 등으로 탈바꿈했다.

폐가를 걷어낸 터에는 블루베리 농장을 마련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3개동으로 이뤄진 '베리베리봉산센터'는 카페와 문화체험시설 등이 들어서 공동체 활동과 방문객 교류의 거점이 되고 있다.

마을 내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는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위탁 운영하는 가운데 총 503팀의 1천367명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낡은 주택을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인이 체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서 마을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봉산마을은 '2023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창조 한마당 균형발전 지역특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동 업무공간인 '봉산마을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같은해 '부산다운 건축상'에 이름을 올렸다.


자연 품은 도시재생 '괘내마을'
'대티까치' 주민 위한 쉼터 마련



경부선 사상역과 백양대로 사이에 자리한 부산 사상구 괘법동 괘내마을은 철도로 인해 도심과 단절되면서 생활여건이 악화되고 사람이 떠난 건물도 늘어났다.

주민들의 꾸준한 개선 요구 끝에 2019년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이듬해부터 생태와 문화가 공존하는 마을재생사업이 추진됐다.

국비 2천만원 및 시·구비 각 500만원 등 3천만원을 들여 마을의 빈집 2호, 290㎡(약 88평)를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했다.

특히 전답비율이 35%를 넘는 지역특성을 반영해 빈집을 철거한 부지에 친환경 마을농장인 '한평치유텃밭'을 마련했다.


↑↑ 부산시 사상구 괘내마을 '한평치유텃밭'
ⓒ 성주신문

텃밭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 분양돼 생태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괘내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을 꾸려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교육장과 문화공간을 대관하고 농산물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 안팎의 교류를 넓히고 있다"며 "특히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스마트팜 식물공장'에서는 주민들이 엽채류와 새싹삼 등을 재배·판매하며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터에 농장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 소득사업을 연계해 주민참여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대티까치고개마을은 1971년 대티터널이 개통되기 전 부산 중부와 서부를 잇던 길목에 형성된 오래된 자연마을이다.

고개 아래로 도로와 지하철이 생긴 뒤 이동통로의 기능이 줄면서 빼곡히 들어섰던 주택도 하나둘 비기 시작했다.

사하구는 2020년 대티까치고개마을 뉴딜사업을 추진하며 방치된 폐가를 철거했으나, 차량 진입이 어려운 탓에 남은 부지의 활용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부산시 사하구 대티까치고개마을 '소공원'
ⓒ 성주신문

논의 끝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소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동아대 조경학과 학생들과 함께 공간을 꾸몄다.

시비 1천100만원과 구비 500만원 등 총 1천600만원을 들여 빈집 4호, 38.94㎡(약 12평)를 정비했다.

을씨년스럽던 빈터는 계절마다 꽃이 피고 어르신들이 정자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휴게공간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역의 대학생이 조경과정에 참여하면서 마을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는 동시에 세대와 지역사회를 잇는 계기도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번에 살펴본 부산의 세 마을은 빈집을 획일적으로 다루기보다 건물상태와 주변환경에 맞춰 서로 다른 해법을 택했다.

영도구 봉산마을은 활용가치가 있는 주택을 고쳐 숙박·창업·문화의 기능을 더했고, 사상구 괘내마을과 사하구 대티까치고개마을은 철거 후 남은 부지를 생태체험장과 쉼터 등으로 탈바꿈시켰다.

무엇을 만들지에 앞서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살피고 이후 운영을 맡을 주체까지 함께 마련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숙박시설과 텃밭 등을 운영하거나 지역 대학생이 환경개선에 참여하면서 정비 이후에도 공간 활용이 이어질 수 있었다.

성주군 역시 상태가 양호한 빈집은 귀농·귀촌인의 거처나 청년 활동공간, 체험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붕괴 위험이 큰 건물은 철거한 뒤 쉼터나 텃밭 등 주민생활에 밀접한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유관계와 노후도뿐만 아니라 주변에 어떤 시설이 부족한지, 정비 이후 운영을 맡을 주체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빈집을 지역자산으로 전환하려면 단순한 철거나 리모델링을 넘어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더하고, 주민 참여가 지속될 수 있는 운영기반까지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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