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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의 교훈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01.04.20 11:17 수정 2001.04.20 11:17

제 행 명

지난해의 유행하는 화두가 "사랑은 아무나" 하더니 대박 한방에 희망을 거는 우리의 현실이 슬프다.

IMF라는 수렁에서 채 깨기도 전에 새 천년이라는 미사여구로 국민의 마음을 한껏 부풀리더니 증권시장에서는 100원이 넘는 돈을 증발하고 또 10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밑 빠진 독에 부었다는 보도를 보며 한해를 넘긴다. 흥부의 횡재를 꿈꾸는 제비의 박씨는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닌데 온 나라가 증권에 경마에 복권에 대박의 요행수에 희망을 건다.

경제는 불경기로 죽을 지경인데도 내 국인 출입이 해제된 사북랜드에는 사람이 몰린다. 폐광 촌을 살리자는 관광정책이 카지노에 수 천만 원을 날린 사람을 만들고 고리채 업자 폭력배 등의 주도권 다툼이나 만드는 한심한 나라가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다.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정치권 지도자들은 새해에도 정쟁으로 날을 지새고 불신 불안 허탈감만 국민에게 안겨주면서 지역감정이라는 망국병원균을 퍼트리며 국민의 영혼마저 찢어 놓고 있다. IMF 환란이 있기 전에는 우리국민의 대다수는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소위 중산층으로 올라 갈 수 있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환란 이후 무너져 내린 평생의 꿈과 침체된 경제는 그런 믿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직장은 항상 불안하고 차곡차곡 저축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고 카지노나 경마 같은 한탕주의에 혼을 빼앗기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지난여름 한국 문인 협회 해외 심포지엄에 참가하여 환락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라스베이거스의 관광을 하는 기회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안내원을 따라 야경을 하였는데 수 만 명의 인파로 둘러 쌓인 시이저스 팔레스호텔의 해전의 연출은 해전의 독전소리와 관중의 탄성소리가 밤하늘의 별들과 함께 황홀경으로 이끌었고 인공 하늘까지 만들어 유럽의 유명도시를 옮겨 놓은 미국 부의 창출 능력과 어느 호텔 앞 분수대의 물보라 쇼는 환상에 가까워 할말을 있었다. 연간 4천 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는 이곳 라스베이거스의 이유를 조금 알 것만 갔다.

어떤 탤런트의 부부와 그의 어머니가 이곳 호텔의 카지노에서 슬럿머신을 하다가 백 억 짜리 왕대박을 터트렸다는 보도에 나도 한번 호기심이 발동하여 카지노에 들러 10달러를 바꾸어 장난 삼아 놀이도 해보았다. 그런데 불랙 테이블에 둘러앉아 일 달러의 돈을 걸고 놀음을 하고 가족삼대가 모여함께 즐기는 장면은 도박이 아니라 게임이라는 그들의 표현처럼 이들의 놀이 문화를 읽을 수 있었다.

더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은 놀음에서 나오는 부의 혜택을 후버댐을 만들어 사막지대 네바다 주민들에게 물의 재활용 시스템을 만들어 수십 년 가뭄에도 물 걱정 없는 도시를 만들고 부동산 매매에 따른 모든 세금이 감면되는 혜택을 누린다고 한다.

사익추구에 우선하여 경제의 실마리를 푸는 미국 자본주의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잘못 인식된 자본주의 문화의 방향이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를 잘 제시해 준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경제 부흥 30년을 어찌하여 질서와 정직을 버려 두고 결과만 중시하는 천민 자본주의로 우리의 공동체를 깨뜨리고 노사의 갈등만 일으키고 기업을 망하게 하고 있단 말인가? 망령 같이 들리는 경제위기에서 하루 빨리 라스베이거스의 자본주의 운영의 묘를 배워보자. 새로운 눈으로 올바른 자본주의 문화를 터득하고 창조성과 유일성으로 우리의 고유한 문화의 노하우를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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