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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홀씨의 꿈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8.04.06 13:39 수정 2018.04.09 01:39

↑↑ 주 설 자
계간 시와시학회 회장
ⓒ 성주신문

골목길
보도블록 사이로
겨우 발 뿌리 내린 민들레
세상은 어지러워도 곱게 꽃 피운 민들레

원심의 농부가 일하던 밭둑
목 쉰 삶의 노래 불렀을 그곳
모두 농부에게 내어 주고
좁은 바위 틈 비집고
민들레 한 송이 피어 있다
불평 한 마디 없다

삶과 죽음의 차이는 하얀 천 한 장으로
얼굴을 덮는 것인가
남의 것 탐낼 줄 모르고 살아가는
욕심 없는 민들레의 한 생애
그의 무심한 얼굴은
하얀 털로 가려져 있다

눈물의 홀씨 가슴에 품고
한생을 건너 하늘 어딘가를 향해
미지의 어느 땅에서 더 곱게 피어날 꿈을 꾸며
민들레, 하얀 수의를 입고
바람 따라 그렇게 먼 곳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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