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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 재 관 전국한자교육 지도위원 |
ⓒ 성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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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는 2019년 초등5, 6학년 교과서에 한자 300자를 표기하기로 한 결정을 백지화 하고 정책을 폐기하였다. 2014년 국무회의에서 결정하였고 2016년 12월 그 실시를 최종 확정하였지만 정권이 바뀌고 난 뒤 국민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없애버렸다.
국가 백년대계를 정부의 입맛에 따라 바꾼 것은 국가가 국민의 교육을 포기한 추태한 작태인 것이다. 그것도 수년에 걸친 연구와 의견 수렴을 통하여 결정된 정책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폐기한 것이니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긴 최악의 실정으로 기록될 것이다.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서 2002년 교육장관 13명의 서명과 2008년 생존하신 전임국무총리 23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초등학교 한자교육 실시를 적극 건의하였다.
그 결과 2014년 정부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실시를 국무회의에서 결정하였고 마침내 2016년 12월 교육부는 "초등학교 수준에 맞는 한자 300자를 선별해 5, 6학년 모든 교과서에 2019년부터 적용한다"고 최종 발표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그 발표를 교육부가 은근슬쩍 폐기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천년 동안 한자를 사용해서 찬란한 문화를 발전시켜왔으며 훈민정음 창제 후에는 한자와 한글을 병용함으로써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여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문자 이상국으로 되었다.
그러나 반세기에 가까운 근시안적인 한글전용정책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면서 뜻있는 개인이나 단체에서는 국한혼용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부단히 주장해 왔으나 논쟁만 계속되는 가운데 한글세대라는 한자문맹이 양산됨으로써 한자를 기피하는 사회풍조가 만연하여 도서관의 수많은 서적과 사료들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사장됨으로써 오랫동안 축적된 전통문화의 단절과 한문연구의 질적 저하 등 그 피해는 심각한 실정이다.
우리말 가운데 약 70% 이상이 한자어이며 학술, 의학, 법학 등 전문용어는 90%가 한자어로 되어 있으며, 지금 이 시각에도 많은 새로운 전문용어들이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으며 동의이의어(同意異義語)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말과 글을 한글로 쓰고 읽을 수는 있어도 한자를 배제하고는 정확한 의미나 개념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 읽을 수 있다고 해서 어휘의 개념이나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교육에는 배워야 할 내용과 시기가 있으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처음부터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소모적인 논쟁이나 연구, 토론 등의 이유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하루속히 저급학년으로부터 시작하여 1,000자 정도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학년별로 안배하여 지도하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수정 보완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