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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광고로 언론 탄압하는 성주군(1)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06.20 09:16 수정 2023.06.20 09:16

30년 간 지역언론의 역할을 성실히 해온 성주신문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성주군청 홍보실로부터 앞으로 본지에는 성주군의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성주군 행정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많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오늘자 신문 1면의 광고 지면을 비워둔 이유도 성주군의 '오만한 언론관'을 알리기 위함이다.

지방자치, 나아가 민주사회에서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한다. 언론이 지자체의 잘못된 행위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심각한 과오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이 행정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필요한 경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어야만 주민들의 권익이 보호되고 민주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성주군의 통보는 본지에 대한 상일까, 벌일까. 행정을 잘 감시·비판했다는 평가는 보람찬 일임이 분명한데 뭔가 꺼림칙하다. 행정의 편에 서서 그들을 과대홍보하는 무책임한 언론만 선별해서 광고를 주겠다는 언론탄압 행위가 2023년 6월 현재 성주군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자체가 광고를 빌미로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언론의 독립성과 자유를 침해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로 간주된다. 제4의 권력으로 일컬어지는 언론은 행정기관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과 결정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주민들은 그 정보에 기반해 행정기관의 업무에 대해 이해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주민의 의견과 우려를 반영해 보도하고, 이를 통해 행정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데 도움을 주는 등 주민과 행정기관 간의 의사소통 채널로 작용하는 것이 지역언론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보실에서 표현한 '성주군에 대한 부정적'인 최근의 기사를 찾아보니 ▲친환경농자재 개발로 혈세 낭비 줄여야(1177호) ▲잦은 회전교차로 공사에 실효성 논란(1175호) ▲사라진 매화 … 회연서원은 아직도 겨울(1172호) ▲참외박스 생산연도 표기 '왜?' 불만(1170호) ▲에어캡 보온덮개 개발 안하나 못하나(1169) 등의 제목들이 보인다. 단언컨대, 내용이 악의적이거나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다. 창간 후 지금까지 한결 같이 잘한 점은 칭찬하고, 못한 점은 지적해 왔다.

사실(fact)에 입각한 보도에 보복성 언론탄압 행태를 드러낸 오만하고 미숙한 대처가 바로 성주군의 현주소이다. 뼈아픈 말을 멀리하고 안팎의 깊은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 모르는 근시안적 발상으로는 건강하고 성숙한 행정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이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검열로 얼룩졌던 5공시대는 아니지 않는가.

본지는 광고를 빌미로 한 성주군의 언론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가치를 심각히 침해하는 것임을 경고하고, 동시에 뜻을 같이 하는 전국의 지역언론과 연대해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을 밝힌다.

앞으로 성주군은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언론의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자세를 가질 것이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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