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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전깃불 처음 켜지던 날 - 원상연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3.10.24 16:08 수정 2023.10.24 16:08

↑↑ 원 상 연 前 대구동호초 교장
ⓒ 성주신문

 

1970년 10월 20일 우리 동네에 전기가 처음 들어왔다. 지낭골 논에서 볏단 묶는 일을 돕다가 마을 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온 동네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깜깜하던 마을이 온통 대낮같이 밝아 감나무에 달려 있는 감들도 환하게 보였다.

사람들은 모두다 "전기가 이렇게 좋구나!" 하면서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이 전봇대를 세우느라고 정말 수고를 많이 하셨다.포클레인 같은 중장비도 없는 시절이어서 구덩이를 삽으로 파고 힘센 장정들이 목도를 하여 전주를 이동시켜 전주의 굵은 아래 부분을 구덩이에 밀어 넣고 세울 때는 사다리 모양의 굵은 기둥을 전주에 받치고 조금씩 밀어 올려서 수직으로 세운 다음 흙을 묻어서 전주를 바르게 세웠다.

 전기가 공급되면서 일상생활도 많이 변모하였는데 등잔불과 램프등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 전에는 밤에 숙제를 하려고 하면 앉은뱅이 책상위에 등잔불이나 램프등을 켜 놓고 책을 읽거나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어두운 공간에서는 등잔과 눈의 거리가 매우 짧았다. 밤늦게까지 공부하거나 숙제를 한 날은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면 등잔불의 그을음으로 인해서 콧구멍이 새카맣게 변해 있었다.

또한 부주의로 인해서 등유를 쏟으면 책과 공책에 기름이 묻어서 종이가 번질번질해지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실외에서 하나 편리한 점은 밤에 화장실에 갈 때도 스위치만 누르면 전깃불이 커지니까 굳이 램프등이나 촛불을 가지고 갈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전기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 청소기 사용 등에 쓰이지만 예전에는 주로 전등으로 불을 밝히고, 옷을 다림질하거나 여름에 선풍기를 작동시키는데 사용되었다.

이러한 편리함을 누리게 된 것도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끈질긴 집념이 온 인류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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