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1년 전 조성한 성주읍 별빛골목길이 예상과 달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며 골목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이에 국내외의 성공적인 거리 활성화 사례를 소개하며 '성주별빛골목길'에 대한 주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행정과 주민의 노력은 무엇일지 고민해본다.【편집자 주】


1_별빛골목길 특별환경개선사업
2_성남시 백년기름골목 특화거리
3_전북 군산시 짬뽕특화거리
4_일본 간다지역 고서점 특화거리
5_동경 차 없는 거리·도구거리

↑↑ 경기도 성남시 모란전통시장 내에 위치한 40여개의 기름 가게마다 같은 크기의 흰색 돌출간판이 걸려 있어 이 골목이 '백년기름 특화거리'임을 알려준다.

ⓒ 성주신문

성남시 중원구의 모란전통시장 내 기름골목에 들어서면 고소한 기름냄새가 코를 찌른다. 300m 구간에는 40여개의 기름가게가 일렬로 늘어서 집집마다 참기름과 들기름 등을 직접 짜서 판매한다.

이 골목은 지난해 11월 성남시가 '대한민국 제1호 백년기름특화거리'로 지정한 곳이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열리는 모란5일장(4, 9일)의 유명세에 힘입어 이곳은 사시사철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격도 저렴할뿐더러 가게 앞에 전시된 대형 착유기에서 기름을 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란전통기름시장의 기름가게 중 15개 업소가 최근 3년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30년 이상 10개) 및 백년소공인(15년 이상 5명) 가게로 선정되는 등 특화거리로써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화거리란 관광 및 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유사한 성격의 업종들이 일정한 장소에 군집해 있거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정분야를 지자체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집중 배치한 테마거리를 말한다.

현재 대표적인 특화거리로 손꼽히는 곳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명품거리, 이태원 경리단길, 서리풀 악기거리,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정자동 카페거리, 부산 서면 특화거리 등이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특색을 갖춰 랜드마크 상권으로 자리잡으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청계산 옛골마을 일대 상권이 '음식문화 특화거리'로 지정됐다.

성남시는 이곳을 널리 알리고 옛골마을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5월 5일부터 14일까지 '힐링 빛 축제'를 열었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2만여개의 조형 장식물로 음식점 거리를 불 밝히는 등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야경과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시상권활성화 관계자는 "특화거리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업체에 대한 특혜보다 이용자에 대한 특별한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며 "주변 환경정비와 간판 설치, 거리 디자인으론 부족하다. 가격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다른 구역의 업체와는 차별화된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에는 백현카페문화거리 일대 상권도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성남시 상권활성화 특화거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지정한 백현카페문화 특화거리는 지난해 백년기름 특화거리, 5월 청계산 음식문화 특화거리에 이어 세 번째로 지정한 성남시의 제3호 특화거리이다.

특화거리 사업을 통해 수변로 중심에 위치한 분수대는 '도시의 거실' 컨셉으로 탈바꿈했다. 분수대의 기존 철제 구조물을 제거하고 원형의 벤치 형식 구조물을 새롭게 설치해 방문객들이 수변로를 거닐면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조성했다.

백현카페문화거리는 도시의 소음 대신 새소리, 물소리, 온통 녹색인 조경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 상가마다 독특하게 꾸며진 인테리어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남성 전용 미용실이 어림잡아 10곳 이상 눈에 띄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때마침 소극장에서는 공연 '틈'이 진행돼 다양한 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바삐 돌아다니며 이곳이 젊음과 문화의 거리임을 느끼게 해준다.

특화거리 조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용자의 공감대다. 수적으로 많이 몰려 있어서 누가 봐도 특화거리라는 인상을 주거나, 오랜 세월동안 독창성을 확보한 업체로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특화거리 조성보다 관리가 핵심
성공전략은 소상공인 참여의지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에 소재한 성남아트센터 주변의 특화거리도 휴식, 축제,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성남시는 지난 8월 실시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인도변 850m와 광장 면적 3천㎡를 연계해 광장 앞부분을 전면 개방함으로써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잔디형 문화광장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아트센터 주변의 특화거리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즐겨 찾는 열린 공간인 문화광장으로 조성되면 이곳이 성남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대변신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간 성남아트센터 일대는 가로변에 밀집된 수목 경관과 휴게시설 부족 등으로 폐쇄적이고 고립돼 이용객이 저조했다. 향후 빽빽하게 들어선 수목은 재정비해 개방된 시야를 확보한 후 휴게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상가 주민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반으로 성남시의 상권을 아우르고 있는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은 소상공인 점포·상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맞춤형 컨설팅, 지역커뮤니티 기반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 소상공인의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성남시의 사례에 비춰볼 때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유지관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상권 활성화나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특화거리는 소비패턴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미래가치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즉흥적이고 감성적으로 특화거리 조성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특화거리 육성을 통해 골목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성남시의 노력과 함께 소상공인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돋보인다.

최성고 / 신영숙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