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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엄마이자 예술작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경북청년예술촌 류영희 작가

김지인 기자 입력 2024.01.09 09:32 수정 2024.01.09 09:33

↑↑ 류 영 희 △충북 보은 출생(44세) △배재대 원예학과 졸업 △남편과 3남 △별마을상점 대표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자격 취득 등
ⓒ 성주신문

지역에서 활동하는 류영희 작가는 일상의 친숙한 소재를 활용한 설치미술작품을 전시하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력 단절의 우려를 딛고 예술작가로 성장한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본다.

 

 

▣ 경북청년예술촌의 입주작가로 활동한 소감을 말해본다면?

입주작가 2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비전공자에다 아들 셋을 키우는 주부라 경력이 없어 걱정이 앞섰는데 단기간에 많은 기회를 접하며 용기를 얻었다. 그동안 예술촌을 통해 재료비 지원, 역량강화교육, 개인전·단체전 개최, 지역축제·행사 중 전시 및 체험부스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일'에서 시작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정체성을 파악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법을 배웠다.

 

 

▣ 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지?

자전거 바퀴, 철제물 등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작품을 제작한다. 칠이 벗겨지고 망가진 물건은 과거 향수를 자극한다. 폐자전거 바퀴를 수거해 가만히 바라보면 아이들이 타고 돌아다녔던 성주읍내가 떠오른다. 아이들이 밟았던 자리가 바퀴자국에 묻어나오는 듯하다. 추억이 담긴 바퀴에 크리스탈 장식, 조명 등을 달아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아울러 말 모형의 '달라호스(dalahorse)' 작품을 전시했다. 달라호스는 스웨덴 전통 목각인형으로 가정의 평화와 개인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편적인 말 형상으로 친근감을 드러내는 한편 저마다 색상과 크기를 달리해 추구하는 이상을 표현한다. 첫 작품은 오방색의 달라호스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 액운을 물리치는 오방색의 기운이 지역에 퍼지길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 설치미술의 매력은 무엇인가?

입체적인 형태로 관람객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과 관람객이 함께 공간을 채우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작품을 통해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적이라고 생각한다.

 

 

▣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일상생활 중 문득 생각나거나 어린 시절 행복했던 기억, 동경하던 것을 통해 영감을 얻는 편이다. 상상력을 가미한 SF적인 요소를 선호하는 편인데 평소 친근하게 느끼던 대상에서 새로운 재미를 얻고자 한다.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편이라 머릿속에 그려진 모습대로 무작정 재료를 자르고 이어 붙인다. 정작 원하는 형태가 나오지 않더라도 다시 시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처음 만들었던 오방색의 달라호스 작품이다. 빨강, 파랑, 노랑, 하양, 검정 등 저마다 다른 색상의 말 5마리가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가족을 연상케 한다. 특히 제일 큰 검정색 말이 눈에 띈다. 흔히 검정은 어둠, 불안, 침묵, 죽음 등을 상징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검정은 에너지를 품고 있다가 때가 되면 싹을 틔워 번져나가는 '확장성'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검정색 말이 가진 단단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사람들이 느끼길 바란다.

 

 

▣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전개하는지?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의 공간 디렉터를 맡았다. 이어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창업한 '별마을상점'의 대표로서 지역작가를 위한 활동공간을 보장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 농촌개발지원센터의 주민 역량강화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문화강좌의 강사로 나서 10개 읍·면을 순회했다.

 

 

▣ 주민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문화강좌를 진행하며 참여자와 어떻게 소통하는가?

참여자의 연령대를 고려한 맞춤형 수업을 진행한다. 어르신은 과거 경험에 대한 추억을 상기하고 공동작업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학생의 경우 다양한 경로의 작업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 지역 문화예술분야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청년세대를 지나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가운데 나이에 대한 압박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연령제한에 따른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교적 청년 작가에 한정된 지원제도 범위가 중년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

아무래도 주부이다 보니 작품활동 외에는 집안일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에는 '엄마'라는 역할에서 살짝 벗어나 '예술작가'로서 전시회, 팝업스토어 등을 찾아 감각을 익히고 시야를 넓힌다.

 

 

▣ 10년 후 본인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예술적인 감각을 지녔지만 선뜻 나서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 작품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나이, 성별, 학력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받았던 도움과 사랑을 베풀고 싶다.

 

▣ 가족과 지인 등 고마운 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낌없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에게 늘 고맙다.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경북청년예술촌 관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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