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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건강

현대인을 위협하는 대장암 - 이지혜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06.18 09:20 수정 2024.06.18 09:20

↑↑ 이 지 혜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성주신문

 

중앙암등록본부 자료(2023)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27만 7천523건의 암 가운데 대장암은 3만2천751건(11.8%)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했고, 연령대별로는 60대(26.3%), 70대(22.3%), 50대(19.6%)의 순서로 많이 발생했다.

 

대장은 음식물을 분해하지는 않고, 수분을 흡수하고 음식물 찌꺼기로 분변을 형성해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소화기관이다. 소장의 끝에서부터 항문까지 이어져 있으며 길이는 150cm 정도이다. 대장은 맹장, 결장, 직장, 항문관으로 나뉜다.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S)자결장으로 구분된다.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돌창자)의 말단과 대장의 초입인 맹장사이에는 회맹판이라는 것이 있어서 대장의 내용물이 소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맹장 중앙부로부터 회맹 접합부 아래로는 충수가 7~8cm가량 나와 있어 흔히 맹장염이라고 하는 막창자꼬리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에스자결장에 이어지는 직장은 길이 13~15cm 정도로, 항문관으로 넘어가는 부위인 항문직장륜에서 끝난다.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대장암이라고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하여 대장암 혹은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 점막 샘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샘암)으로, 양성 종양인 선종성 용종(폴립)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선암 이외에도 림프종, 신경내분비종양, 평활근육종 등이 생길 수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설사, 변비, 배변 후 뒤무직, 이전보다 가늘어진 변,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이나 끈적한 점액변,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대장암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복부 불편감(복통이나 팽만감), 체중·근력의 감소, 피곤한 느낌, 식욕 부진, 소화불량, 울렁거림과 구토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때도 한 번쯤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의사가 직접 카메라로 대장 내부의 출혈 부위와 병변의 표면을 관찰하고 조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대장질환의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검진을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하여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진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은 45세 이후부터 매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졌으며, 이 외 5~15%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종성 용종이 다발적으로 생긴다고 모든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지만, 선종이 수백, 수천 개나 생겨나는 만큼 전체적으로 대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실제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100%가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전성 대장암의 대표 질환 중 하나인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생하고 유전성 종양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아서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대장암 수술 시 종양의 위치에 따라 절제하는 범위가 달라진다. 기본 원칙은 종양과 충분히 떨어진 곳까지 대장을 절제하고, 림프절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수술 방법도 개복, 복강경, 로봇수술 등으로 다양하다.

항문으로부터 12cm 이상 위쪽에 발생한 암은 전방절제술이나 저위전방절제술을 시행한다. 항문으로부터 6~12cm 위치에 발생한 직장암은 가급적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항문을 보존하는 괄약근보존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주로 저위전방절제술이나 초저위전방절제술을 시행한다. 초저위전방절제술은 직장의 대부분을 절제하고 항문거근 높이에서 문합하는 방법으로, 자동단단문합기 또는 손을 이용해 결장과 남아 있는 직장을 이어준다.

종양이 항문으로부터 3~5cm에 위치하는 일부 직장암의 경우, 암이 항문 괄약근을 침윤하지 않았고 항문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수술 전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치료를 통해 괄약근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암이 항문 괄약근을 침윤했거나 항문기능 보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복부와 회음부를 통하여 암이 있는 부위의 직장과 결장의 일부를 절제하고, 남아 있는 결장의 끝을 대변의 배출 통로인 인공 항문(장루)으로 만드는 수술인 복회음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재발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조적 치료법으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데, 2~3기 직장암에서는 수술 전 또는 수술 후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대장암은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는 대장암으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만성적인 소화기 문제가 있는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대장암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므로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대장암 검진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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