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종 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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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의학과를 찾는 많은 남성 환자는 '전립선' 문제로 내원한다. 전립선은 남성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액을 구성하는 액체 성분 일부를 만들어 분비한다. 방광 아래에 위치하며 요도를 감싸고 있어 배뇨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전립선 관련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들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 관련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진다.
▶ 남성 배뇨장애의 주요 원인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는 노화이다. 노화로 인해 전립선이 점차 커지고 요도를 압박하면 방광 출구 폐색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세뇨, 소변 배출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지연뇨, 배뇨 후 방광에 소변이 남는 느낌이 드는 잔뇨 등 각종 배뇨 불편감이 생긴다. 전립선비대가 지속되면 방광 출구 폐색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방광근이 점차 두꺼워지고 방광이 딱딱해진다. 그 결과로 방광 용적이 줄고 빈뇨, 급박뇨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전립선비대증 검사 및 약물·수술 방법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비뇨의학과에 내원하면 일반적으로 배뇨 증상과 관련한 설문, 소변·혈액 검사,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초음파검사, 요속·잔뇨 검사 등을 받는다.
이러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 치료가 먼저 이뤄진다. 알파 차단제는 전립선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춰 배뇨 증상을 개선하며, 빠른 효과를 보이면서도 심각한 부작용이 적어 가장 먼저 사용을 고려한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기립성저혈압이나 역행성 사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안드로겐 억제제는 디하이드로테스 토스테론(DHT)이라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인다. 일반적으로 전립선 크기가 30~40cc 이상인 경우 사용을 권고한다. 이 약제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성욕 감퇴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빈뇨, 야간뇨, 급박뇨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과민성 방광에 대해 주로 사용하는 항콜린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전통적으로 경요도 전립선절제술, 레이저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받아왔다. 경요도 전립선절제술은 요도에 내시경을 삽입해 커진 전립선을 내부에서 절제하는 수술로, 수십 년간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표준이었다. 이 방법은 수술 후 배뇨 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만, 역행성 사정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레이저수술은 최근 들어 대부분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적출술(HoLEP)을 시행한다. .
▶ 전립선비대증의 최신 치료법
최근에는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 전립선 수증기 치료(리줌), 아쿠아블레이션 등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전립선 결찰술은 비대한 전립선 조직의 좌우를 묶어 전립선 요도를 확보하는 수술로, 전신마취 없이 당일 시술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전립선이 많이 크지 않은 환자들에게 효과적이지만 통상적인 수술 방법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전립선 수증기 치료는 고온의 수증기를 가해 전립선 조직을 사멸해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도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나, 수술 후 도뇨관을 유치해야 하고, 80cc 이상의 전립선에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아쿠아블레이션은 높은 에너지를 가진 고속 물줄기를 이용해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이는 로봇 보조 기술을 활용해 물줄기를 제어하고, 절제 영역을 정확히 조절해 효과적으로 전립선을 절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러한 최신 수술법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 전 세계 남성 암 발생률 1위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전 세계적으로 남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점차 증가해 2021년도 암 통계에서는 남성에게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으로 보고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034년에 이르러 발생률 국내 2위의 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립선암의 경과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진단이 늦어지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치료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
▶ 전립선암의 증상과 검사 방법
국소 전립선암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환자에게 나타나는 배뇨 불편감은 전립선암으로 인한 증상이라기보다는 전립선 비대, 방광기능 저하로 인한 배뇨증상인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방광 출구가 좁아지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잔뇨, 혈뇨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되면 해당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척추 압박골절 등으로 인한 신경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50세 이상의 남성에게는 조기 진단을 위해 1년마다 PSA를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PSA 수치가 상승하면 경직장초음파를 이용한 전립선 생검을 받아야 하며, 조직검사 전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기도 한다.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전립선암으로 확진된 후에는 병기 설정을 위해서 전립선 MRI, 컴퓨터단층촬영(CT), 전신 뼈스캔을 시행한다.
▶ 전립선암의 다양한 치료법
전립선암은 능동 감시, 근치적 전립선절제술, 방사선치료, 남성호르몬 차단요법, 항암 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능동 감시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PSA를 추적 관찰하는 방법이다. 만약 PSA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전립선 생검이나 영상검사를 다시 시행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한다.
방사선치료는 전립선과 골반에 방사선을 쏘여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이전보다 정밀한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져 배뇨 불편감이나 설사 등 급성 부작용 비율이 줄었다. 최근에 도입된 중입자치료도 일종의 방사선치료로, 무거운 입자를 전립선에 쏘임으로써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멸할 수 있다.
남성호르몬 차단요법은 주사제나 경구약으로 남성호르몬을 억제함으로써 암을 억제하는 치료 방법이다. 요즘에는 새로운 남성호르몬 차단제들이 호르몬 감수성(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은 오랫동안 전립선암의 표준 치료로 제시되어왔다. 하지만 전립선 수술 후에는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 로봇수술이 널리 도입되면서 이러한 합병증 발생은 많이 줄었다. 로봇수술은 시야를 10배 확대하고 사람 팔과 유사한 관절을 가진 로봇팔을 이용한다. 로봇수술은 공간이 좁은 골반강 내에 위치한 전립선 적출 시에 요 자제 및 발기와 관련된 구조를 보존하기에 유리하다. 또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출혈량 등 합병증이 적으며, 회복도 훨씬 빨라 최근에는 대부분 로봇을 이용해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시행한다.
전립선 질환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PSA 검사와 같은 선별검사와 초음파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