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자락인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일원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발견되며 추가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염목이 확인된 백운리 산110번지는 지도상 가야산국립공원 백운동탐방지원센터와 거리가 4km에 불과해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법에 따라 지자체는 발생지로부터 2km 이내 해당하는 마을을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하며, 현재까지 성주군 전체 10개 읍·면의 106개리가 포함됐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는 수분·양분 흐름에 이상이 생겨 잎이 아래로 처지고 붉게 변하면서 결국 말라 죽는다.
고사한 나무는 마른 장작으로 변하며 산불 발생 시 더 큰 피해를 야기하고 자칫 토양 지지력이 약해지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총 305만7천344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역별로는 성주를 포함한 경북이 123만7천459그루로 가장 심각했다.
이중 성주지역 피해현황은 올해 4월 기준 고사목 2만3천14그루, 감염목 1만2천837그루다.
특히 낙동강 권역에 포함된 선남면의 피해가 증가한 가운데 △용신리 8천662그루 △관화리 4천601그루 △문방리 3천726그루 △도흥리 3천236그루 △오도리 2천706그루 △도성리 1천791그루 등이며 이곳의 피해면적은 축구장 1천945개에 달한다.
매년 봄·가을철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방제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무섭게 퍼지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일부 산림전문가들은 "지난 봄과 여름 이상기후로 인해 장기간 고온이 지속되면서 매개충의 서식지가 늘어나고 그 결과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우리나라 산림 전체를 초토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산림청은 성주군 선남면을 비롯해 △포항시 구룡포읍 및 호미곶·동해·장기면 △안동시 석동동 및 임하·예안·와룡·임동면 △경남 밀양시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경주시 감포읍 △고령군 다산면 등 1천88.3ha의 면적을 소나무재선충병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고시했다.
특별방제구역에 대해 수종전환 방제사업이 시행되는 가운데 이달 초 성주군 선남면 일원에서 사업설명회가 열린 바 있다.
수종전환은 훈증이나 단목벌채가 아닌 활엽수는 남겨두고 소나무류를 모두 베어내 새로운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수종전환사업을 통해 산림소유자는 파쇄목을 매매함으로써 일정수익을 확보하고 파쇄 등 방제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상지가 특별방제구역에 국한돼있어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결정권을 가진 산주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의 산주가 고령이거나 외지인이라 연락이 어려운가 하면 동의를 얻는데도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주군청 산림축산과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저지해 건강한 숲을 조성하겠다"며 "수종전환 방제사업에 산주 및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