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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펀치볼 해안분지亥安盆地 - 여환주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11.05 09:19 수정 2024.11.05 09:19

↑↑ 여 환 주 전 재경성주중고 동문회장
ⓒ 성주신문

 

(사)숲과문화연구회(회장 임주훈 박사) 제171차 아름다운 숲 탐방 행사로 DMZ 펀치볼 둘레길과 DMZ 자생식물원을 다녀왔다.(2024.9.21. 토)

DMZ 펀치볼은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에 있는 분지이다. 우리에게 펀치볼 하면 당초 38°선 이북인 이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6.25 전쟁때 최대 격전지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펀치볼 마을은 해발 1,1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분지로 형성된 지역이다. 펀치볼 마을의 지명은 6.25 전쟁 당시 외국의 종군 기자가 가칠봉(1,242m)에서 내려다본 노을 진 분지가 칵테일 유리잔 속의 술빛과 같고 해안분지의 형상이 화채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해안분지는 차별침식(差別浸蝕)으로 형성된 우리나라 대표적인 침식분지이다. 분지 주변의 산지는 주로 변성퇴적암계의 편마암류로 이루어져 있고 분지 내부는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강암은 주변의 변성암에 비해 침식과 풍화가 빨라 중앙부가 깊게 파인 분지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 우리 숲과문화연구회원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버스 2대에 나누어 본 연구회 숲탐방 위원장 김기원교수의 안내로 서울 양재역을 출발 양구 펀치볼이 있는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비가 거의 개인 상태라 가벼운 마음으로 군부대에서 발행한 출입증을 받아 목에 걸고 먼저 DMZ 펀치볼 4개의 둘레길 중 오유밭길(21.1km) 일부구간 4.5km를 탐방하면서 이지역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들을 보고 부부 송(부부 소나무) 전망대에서 펀치볼 마을의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이곳 전망대에서 가칠봉과 다른 높은 산봉우리에서 남과 북은 서로 우리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선전했다는 탐방로 안내자의 구수한 해설도 있었다.

또한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서 우리의 해설 안내자는 탐방로를 벗어나면 지뢰가 매설되어 있으니 절대로 탐방로를 벗어나지 말도록 우리에게 주의를 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둘레길을 걷고 나서는 산림청 국립수목원 산하 DMZ 자생식물원 구내식당에서 산채나물 밥으로 점심을 먹고 'DMZ 산림생물종의 보금자리, 통일을 꿈꾸는 식물원'을 표방하는 식물원 방문자센터 강당에서 본 식물원을 설명하는 영상물을 시청한 후 자생식물원을 둘러보았다.

우리를 안내하며 설명하는 이곳 식물원 연구사 윤정원 선생은 비가 와서 쌀쌀한 날씨(15°c) 인데도 반팔 티를 입고 설명하는데 이곳 식물원이 위치한 지역은 해발 700m 이상이라 여름에도 열대야를 모른다고 하였다. 또 이곳은 북한과의 직선 거리가 7km로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식물원의 위치 설명을 하고 나서는 산림습원, war가든, 소나무과원, 회상의 숲, DMZ 정원, 야생화원, 습지원, 희귀특산식물원 등을 둘러보면서 각 식생의 특성 등을 설명하였다. 이곳 식물원은 동-서 생태축 연결을 위한 DMZ 생물다양성 복원 기반 구축을 위하여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서해안 지역의 식생들도 볼 수 있었다. 또 북한식물 보전을 위한 수집 및 증식하는 과정과, 제주도 한라산에서 옮겨온 구상나무가 식재 초기에는 더디게 생육하다가 4~5년이 지난 후부터는 생장이 빠르다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는 한라산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구상나무 생육이 좋지 않다는 언론의 보도를 본적이 있는데 이곳 추운 지방에서는 이 나무가 제자리를 찾았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DMZ 자생식물원 관람이 끝나고는 버스로 귀경길에 올랐는데 오가는 버스 안에서 숲탐방 위원장의 안내 말씀과 우리 회원이시면서 불과 2개월 전까지 만 해도 열정적으로 2년2개월 산림청장을 역임하신 남성현 전 청장께서 동서트레일(경북 울진~충남 태안) 849km 전구간이 2027년 준공 개통(현재 부분 개통) 되면 세계인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보다(일부 뙤약볕) 훨씬 우수한 숲길이 될 것이라 강조하였다. 또 우리의 명품숲이 교육 여건 등으로 정주인구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생활인구는 많이 늘려 산림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열변을 토하여 큰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이날 아름다운 숲탐방은 비록 우중이라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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