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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사회종합

가락시장 '주5일제' 재추진 설왕설래

김지인 기자 입력 2024.11.12 09:17 수정 2024.11.12 09:17

12·2·3월 중 하루씩 휴업
경매일 축소 물량폭증 우려

국내 최대 농산물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의 개장일을 현행 주6일에서 주5일로 줄이는 시범사업이 지난 상반기에 이어 재추진되는 가운데 산지와 유통업계간 의견차이가 부각되고 있다.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올해 12월 4일, 내년 2월 12일 및 3월 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휴업키로 결정했다.

공사가 제시한 휴업일 모두 수요일로, 당일에는 경매가 열리지 않아 물량이 반입되지 않는다.

시장의 주5일제 도입은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된 사안이다.

공사 측은 "주6일에 따른 장시간의 야간근로와 유통인 및 하역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한 인력이탈, 갈수록 심해지는 구인난 등이 겹쳐진 상황에 지속적인 시장 운영을 위해서는 개장일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지에선 경매일이 축소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농산물 품질저하와 가격하락, 물류혼란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시범휴업일 다음날 비교적 저장성이 낮은 상추, 깻잎 등의 반입량이 급증하면서 전일대비 10% 이상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참외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휴장 전에 비해서 가격이 21%가량 급락했다.

당시 성주지역 농협과 농업인단체, 중매인, 성주군 관계자 등이 모여 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운영에 따른 대책회의를 열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가락시장의 주5일제 운영이 정례화되고 도매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참외와 딸기, 오이 등 저장이 어려운 품목이 가격하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향후 확대운영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동절기 다시 주5일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현재 성주참외 주 수확시기가 아니어서 당장의 피해는 없어도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내년 2월과 3월 휴업일의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산지의 관측이다.

지난 시범사업 이후 산지 측이 요구한 피해대책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속사업이 강행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모 참외작목반 관계자는 "휴업일을 늘린다고 해서 근로환경이 크게 개선될지는 의문"이라며 "추가인력 고용이 우선이고 중도매인이 교대로 휴업하거나 경매시각을 변경하는 등 시장 내부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에 가락시장 종사자 A씨는 성주군청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여기서 일하는 사람은 가정도 없고 일만 하는 노예냐"며 "명절 빼면 쉬는 날 자체가 거의 없는 직종에다 인력난 속에서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는 실정이라 최소한 주5일제 시행으로 근로자에게 쉴 시간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주5일제 시행에 따른 물류혼잡을 줄이기 위해 시장내 저온창고 설치를 검토 중이다.

휴업일 전후 물류포화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휴업일 동안 입고되는 농산물을 저온창고에 보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분간은 짧은 기간의 시범휴업에 불과할지라도 자칫 주5일제 도입이 문제없이 진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향후 농가와 유통업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간과할 위험이 있으므로 상호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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