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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엄마 - 이상숙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24.11.19 09:23 수정 2024.11.19 09:23

↑↑ 이 상 숙 시인·다연농장 대표
ⓒ 성주신문

 

외로운 산골
주인 떠나 허물어진 빈집에서
유구한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大主 늙은 감나무

돌아오지 않을 기다림은
서러운 낙옆 되어
우수수 눈물을 쏟아낸다

돌담에 기대어
세상풍파 회유하며
얼겅설겅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매 맺어
때가 되니 붉게 익어
엄마의 긴 장대 끝에서 내려온
잘 생긴 홍시 하나

곱게 곱게 씨를 발라
작은 입에 먹여 주시며
많이 먹고 울지 말라 달래셨지
엄마의 애절한 홍시 사랑을
철없는 아이라 그땐 몰랐어

엄마
해묵어 늙은 저기 감나무에도
엄마가 따주시던
그 홍시가 주렁주렁 익어요

엄마
어득히 멀어진 긴 세월에
그때 고난의 시절은
잊을 수가 없네요
고운 엄마 주린 배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나요

엄마
석양이 서산마루 밝히네요
부르고 부르다
영혼이 재가 되도록 부르렵니다
엄마ㅡ 엄마ㅡ 엄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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