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포커스초대석

"농사에 도전하며 삶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 6차산업 농장 '씨드파머' 이정민 대표

김지인 기자 입력 2024.11.19 09:49 수정 2024.11.19 09:49

↑↑ 이 정 민 △경북 성주군 수륜면 보월리 새뜸마을 출생(1974년생) △고령중·대가야고·계명대 도시공학부 졸업, 경북도농업기술원 귀농창업모델개발과정·성주군농업기술센터 농산물가공창업 실습교육 등 수료 △아내와 딸 △수륜면의용소방대원 활동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등
ⓒ 성주신문

도시생활을 접고 귀향을 선택한 이정민 씨는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서 상황버섯을 재배하며 자연과 가까운 삶을 누리고 있다.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베풀고 싶다는 이 씨를 만나 귀농 계기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씨드파머'는 어떤 곳인가?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서 상황버섯, 사과 등을 재배해 원물과 가공식품을 생산·판매하는 6차산업 형태의 농장이다. 농업기술센터의 가공시설을 활용해 상황버섯 절편과 건강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산부터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며 품질을 관리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씨드파머는 씨앗 또는 종자를 뜻하는 Seed(씨드)와 농부란 의미의 Farmer(파머)가 더해진 말로 농업인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담았다.


▣ 성주군 수륜면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22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전부터 몸이 안 좋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싶다는 생각에 귀향을 준비했었는데 귀농귀촌과 관련된 여러 교육을 이수하면서 계획을 구체화했다. 특히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컸다.


▣ 어떤 이유로 상황버섯을 재배하게 됐나?

성주읍내와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데다 고지대다 보니 지리적인 영향으로 작물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귀농 준비과정에서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고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작물을 찾다가 상황버섯에 관심을 갖게 됐다. 원물 자체도 수요가 있지만 가공식품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3천300여㎡(약 1천평) 규모의 상황버섯 재배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과농사도 겸하고 있다.


▣ 상황버섯 재배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주로 겨울에 벌목된 원목을 구입해 재배를 시작한다. 약 22cm 길이로 절단된 원목은 살균작업을 거쳐 종균을 주입한다. 배양한 원목은 하우스 내부에서 온도와 습도, 환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며 적절한 환경을 유지한다. 재배기간은 평균 1년에서 2년 정도인데 보통 1년에 한 번 수확하려고 한다.


▣ 귀농 초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아무래도 자금문제가 가장 신경 쓰인다. 도시에서의 직장생활은 매달 고정적인 월급이 있지만 농업은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하우스 설치와 같은 시설 투자부분에 있어 외주를 맡겨야 하는 상황에 원하는 대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 반면에 귀농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무엇인지?

직접 재배한 상황버섯이나 사과가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 만족감을 느낀다. 또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한 후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거나 재구매 의사를 밝힐 때 성취감을 얻는 편이다. 모든 과정에서 스스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보람을 느낀다.


▣ 귀농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하는 것뿐만 아니라 판매 전략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길 바란다. 특히 온라인 판매나 공판장 유통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미리 시장조사 및 판로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재배만 하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며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치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한때 아로니아, 샤인머스캣 등의 작물이 유행을 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가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생겼다. 이처럼 농산물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작물 선택도 중요하다. 특히 유행을 타지 않는 사과, 상추 등 꾸준히 소비가 이뤄지는 작물과 병행해 재배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가?

농사와 온라인 판매로 사실상 여유가 없다.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생길 때면 지인들을 만나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현재 농사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지만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삶을 꿈꾼다.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며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멘토가 되고 싶다. 포장된 꿈이 아닌 진짜 농촌의 현실을 보여주고 함께 극복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자립청년 중 농업에 관심 있는 이들을 발굴해 적극 도와주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농촌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실현하고 싶다.


▣ 가족과 지인 등 주위 고마운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내와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귀농을 결정했을 때 가족들의 걱정이 앞섰지만 결국 의견을 존중해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7남매의 막내로 형제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도움 줘서 고맙다. 또한,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가운데 반갑게 맞아준 마을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들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농사에 매진하겠다.



저작권자 성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