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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보 용 시인 |
ⓒ 성주신문 |
나 귀천 가는 길
얼마나 걸릴까
그곳은
생사가
서로 갈라서는 길
바람이 가는대로,
흐르는 강물이 가는 물길 따라
우리는 누구나 조용히 그 길을 나선다
무거웠던 삶의 짐 내려두고
가벼운 발걸음만 남겨둔 채
구름 사이로
생사의 문을 향해
한 줌 바람이 되어 흘러간다
산등성이에 누워있는 묘지
낙엽은 흩날려 바닥에 나부끼고
찬 겨울 햇살은
조용히 나의 손끝을 감싼다
시간이 지나고
또 세월이 지나면
바람도, 물도, 빛도
모두가 나와 하나가 되리라
남은 이들이여
눈물짓지 않기를
나는 단지
내 영혼이 머물 곳으로
돌아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