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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 숙 시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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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한줄 달빛에 함박 피어난
하얀 찔레꽃
차가운 밤 이슬 한 모금에
더욱 빛나고 향기롭다
깊은 숲
신성한 생명의 메아리가
싱그럽다
소쩍새 뻐꾹새 휘파람새
구성지고 은은한 음률로
여명 밀어 새벽이 오면
산골 고즈넉한 작은 마을에
닭울음이 우렁차다
좁은 골목 안길
또 하나의 존귀한 여운이 있다
유구한 세월 역사에
무거운 신발 끌리는
소리는 개를 짖게 한다
가녀린 달팽이 일생
허술한 패각 하나에
운명을 걸고
비오는 날에는 얼마나
외로웠던가
태풍의 위기에 얼마나
두려웠던가
눈오는 날 결빙을 얼마나
아파했던가
여명 밝아오는
좁은 골목 안길
무거운 신발 끌리는 소리
사라지고
추억만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