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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도를 웃도는 참외 비닐하우스 안에서 농민이 무더위를 견디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ChatGPT 생성이미지】 |
ⓒ 성주신문 |
지난 주말 한때 비가 내렸지만 여전히 낮 최고기온이 30℃를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일상생활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 온열질환자도 속출하면서 개인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질병관리청이 감시체계를 가동한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경북도 내 온열질환자 수는 봉화와 영덕에서 사망한 2명을 포함해 총 1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57명과 비교해 2.6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중 성주에서도 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농촌지역 특성상 야외활동이 잦은데다 고령의 농업인의 경우 폭염에 더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 참외 비닐하우스 내부온도가 낮 시간대 40~50℃를 웃돌면서 수확기 농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농민 A씨는 "해 뜨기 전 새벽에 좀 따고 저녁 7~8시 넘어서 하우스에 들어가는데 그래도 덥기는 마찬가지라 땀이 줄줄 흐른다"며 "너무 덥다 보니 올해는 일찍 농사를 접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피해도 잇따르고 있으며 지난 9일 기준 경북도 내 88개 농가에서 돼지 2천605두와 닭 2만6천812수가 폐사했다.
성주를 포함한 남부지방의 장마가 종료되면서 강우량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아 해충의 활동성도 늘어난 가운데 포도 품종 중 하나인 샤인머스캣 등 과수작물의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작황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성주군은 '폭염 TF팀'을 구성해 경로당·마을회관 점검, 대중교통 냉방장치 관리, 쿨링로드 및 살수차 운영 등 대응체계 강화에 나섰다.
또한, 군민을 대상으로 폭염 대비 행동요령이 담긴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하고 마을방송을 통해 수시로 주의사항을 알리며 생활 속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기상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낮 시간 농작업을 비롯한 야외활동을 자제하며 작업 중일 경우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섭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2인 이상 함께 작업하고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구역질 및 메스꺼움 등 이상징후가 나타날 시 119로 신고하거나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이밖에 최근 성주전통시장에는 냉방기기와 정수기, 의자 등을 갖춘 무더위쉼터가 마련돼 방문객과 상인들이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주군상하수도사업소는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폭염과 가뭄에 대비한 병입 수돗물(1.8L) 600개와 생수 2천개를 확보했으며 단수 발생 시 취약계층 등에게 우선 공급할 방침이다.
지난 9일에는 성주군 선남·용암·수륜·가천면의 재해위험개선지구와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을 포함한 4개 정비사업 현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대책회의를 열어 폭염 대응요령과 고열 작업 시 주의사항, 온열질환 초기증상 및 응급조치 등을 안내했다.
성주군청 안전과 관계자는 "공사현장 내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행락지 주변 식당 위생 점검
실질적인 폭염대책 필요해
전날(8일) 소방서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 활동대원의 휴식을 위한 교대조 투입과 그늘막·이온음료 지원, 얼음바구니를 활용한 온열질환 대응 등 폭염으로부터 군민과 소방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 선풍기를 포함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전기적 요인에 따른 화재 위험도 커진 가운데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자제하기 △젖은 손으로 기기 만지지 않기 △콘센트와 에어컨 실외기 주변 주기적으로 청소하기 △누전차단기 정상 작동여부 확인하기 등의 기본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식중독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보건소는 가천·금수강산면 등 행락지 주변 음식점 153개소를 대상으로 위생 지도·점검을 실시하며 특히 소규모 횟집 및 식육취급업소에 대해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오는 14일까지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을 동원해 식중독 예방활동에 나서고 이어 다음달 17일까지 보건소 식품공중위생팀 전 직원이 대책반을 운영하며 위생수준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편, 전국 지자체들도 다양한 폭염대책을 마련하며 현장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환경미화원, 택배기사 등 필수노동자를 위한 쉼터에 얼음생수에 이어 제빙기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관악구는 야외에서 일하는 어르신 일자리 참여자에게 스마트워치를 보급했고 서초구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공기순환기를 운영 중이다.
이어 전남 화순군은 민간 드론축구단과 협약을 맺고 드론을 활용한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충남 아산시는 시설오이 재배농가에 압축공기만으로 국소적인 냉각효과를 내는 조끼를 보급했다.
이밖에 충남 부여군은 지난달 농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지 내 휴게공간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전국 최초로 하우스 재배단지 2곳에 폭염쉼터 4곳을 조성하고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력자급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지역에 소낙성 강우가 예보돼 있지만 짧고 국지적으로 내리는데 그칠 가능성이 커 무더위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전망이다.
이달 20일 초복 이후 8월 초까지 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인 건강관리는 물론 농업·축산·건설현장 등 폭염 취약분야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