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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 발생하는 무균성 뇌수막염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02.06.24 11:40 수정 2002.06.24 11:40

동국대병원 소아과장 의학박사 최성민 (성주 수륜 남은리 출신)

날씨가 더워지면서 소아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무균성(無菌性) 뇌수막염(腦髓膜炎)이 유행하고 있다.
전국 주요 소아과엔 하루에도 10여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고열과 구토. 두통 등 뇌수막염 증세로 병원을 찾고 있다.

소아 무균성 뇌수막염의 증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고등학교의 큰 아이는 열이 나면서 '머리가 깨어진다' '걸으면 머리가 흔들거리고 아프다' 하며 머리를 쥐어 싸거나 토하고, 작은 아이들은 열이 나면서 보채거나 토하면서 배가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뇌수막염의 80∼90%는 바이러스성이다. 이중 80%는 장(腸)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며 바이러스의 활동이 왕성한 여름과 가을에 주로 발병한다. 이러한 무균성 뇌수막염은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긴다.

매년 날씨가 따뜻해지는 이맘때쯤 대변이나 침 등의 분비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어 손 음식물 물 우유 등을 통해 감염된다. 예방하려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아이의 손과 발을 자주 비누로 씻어주고 물은 끓여 먹으며 음식도 위생적으로 조리해 섭취한다.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제는 없으며 대증치료로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어야 하며 안정과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뇌수막염 증세로 병원을 찾게 되면 예외없이 뇌 척수액 검사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뇌 척수액 검사는 겉으로 볼 때 매우 위험한 검사처럼 보이지만 후유증이 거의 없는 안전한 검사이고 특히 세균성 뇌수막염과 구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검사상 뇌 척수액에서 세균이 검출될 경우 세균성 뇌수막염이며 이 경우 무균성 뇌수막염보다 증세가 위중하므로 즉시 항생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세균성 뇌수막염은 흔하지 않지만 20∼30 %는 사망할 수 있어 위험하다.

또 귀가 멀거나 시력을 잃는 등 심한 후유증이 올 수도 있으며 항생제로 몇 주간 치료해야 한다. 그러므로 일부이긴 하지만 항생제 등 긴급치료가 필요한 세균성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일단 소아과나 병원 응급실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

고열 두통 경부 경직 구토 착란 탈진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는 회복되어도 뇌 등에 영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가끔 부모들이 '뇌수막염 예방백신을 맞았는데 왜 병에 걸려요?' 라고 문의를 한다. 부모가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은 무균성 뇌수막염엔 예방백신이 없다는 사실이다.

소아과에서 시행하는 뇌수막염 예방백신은 무균성 뇌수막염이 아닌, 헤모필루스란 세균이 일으키는 뇌수막염만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뇌수막염 예방백신을 맞았어도 현재 유행하는 무균성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으므로 안심해선 안된다.

그렇다고 뇌수막염 예방백신 접종의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헤모필루스 세균이 일으키는 뇌수막염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빨리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지(四肢)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 및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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