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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택의 재발견, 성주 한개마을 제 3회

임호동 기자 입력 2015.06.30 09:30 수정 2015.06.30 09:30

3회 문화재 보존에 의미를 둔 사람들

↑↑ 월곡댁 입구
ⓒ 성주신문
한개마을에는 도착하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전신주를 찾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전신주가 설치되기 전인 조선후기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면에는 이곳에 생활하는 주민들은 큰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곳에는 전봇대뿐만 아니라 화재발생에도 취약하다. 소방방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을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선조들의 생활사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마을주민들은 문화재 보존에 중요한 의미를 두고 현재의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고 있다.

3편에서는 한개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한개마을은 50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동안에 보수와 재건축 등을 거쳐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에 지어진 전통한옥 75가구가 짜임새 있게 배치돼 있다. 아담한 담장에는 옛 정취가 흐르고, 한주종택, 북비고택, 교리댁, 하회댁, 월곡댁 등 고택들도 즐비하다. 집 안에는 가재도구와 유교적 생활공간도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그러나 한개마을에 경주 양동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처럼 규모가 크거나 내세울 만한 고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이나 충남 아산의 외암리 민속마을처럼 특색이 도드라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문을 걸어 잠근 집이 없고 마을에서 난 흙으로 올린 토담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관광지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옛 마을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한개마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만하다. 전통마을 보존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담장을 황토로 덧칠하는 재앙을 피한 셈이다.

한개마을 정비사업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장기계획으로 사업비 453억5천200만원(국비 317억4천600만원, 도비 40억8천200만원, 군비 95억2천400만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이 사업은 훼손 및 퇴락 가옥 정비 및 지중화사업, 소방방재구축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그동안 초가, 와가 등 30동 정비를 완료했으며, 올해는 7동의 가옥 정비와 우물, 하천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70억원이 투입되는 지중화 사업은 상하수도, 우·오수 정비, 보안등 전기 설치, 케이블방송, 인터넷 설치 구축, 소화전, 방수총, CCTV가 설치되며,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앞으로 추진될 사항은 변형 및 퇴락 가옥에 대한 정비가 이뤄지며, 현재 한개마을 옆 부지를 대상으로 저자거리 조성, 주차장, 공중화장실 건립 등 탐방 부대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문화관광과 박재관 주무관은 "변형 및 퇴락 가옥을 정비하는데 소유자의 동의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한개민속마을보존회 및 가옥 소유자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조기 완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개마을 정비사업은 10년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사업기간을 10년도 더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식 한개민속마을보존회장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도 한개마을은 옛 가옥과 담장을 보존했다"면서 한개마을을 보존에 대해 강조했다.

↑↑ 김종국(사진 우측) 교수와 아내 김순덕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성주신문
월곡댁에 살고 있는 김종국 경북대 국악과 외래교수는 "다른 지역과 달리 한개마을은 세종대왕자태실과 연계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개마을은 다른 민속마을에 비해 개발이 늦고 그 가치에 비해 평가 절하돼 있다. 한개마을은 전국 8곳에 있는 민속마을과 차별화를 두고 개발된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주 양동마을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후 마을 내에 식당, 상가,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원형 본연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개마을을 지키기 위해서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인근에 음식점, 숙박시설, 워크숍 등을 현대와 문화재의 적절한 동선을 지켜는 일이 앞으로 한개마을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4월 말 기준 한개마을에 살고 있는 가구 수는 68가구로, 인구수는 126명(남자 65명, 여자 61명)이다.

4편에서는 타 지자체에 있는 고택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과 차별화를 두고 한개마을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도록 한다.

취재2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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