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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동네 작목반의 현재와 미래 2회

임호동 기자 입력 2016.04.05 09:27 수정 2016.04.19 09:27

제2회 지역특산물을 업그레이드 하다

게재순서
1회 작목반이란 무엇인가?
2회 지역특산물을 업그레이드하다
3회 새로운 품종으로 도전하다
4회 작목반은 협동과 협력
5회 작목반이 극복해야 할 한계와 과제

↑↑ 참외 선별작업을 하고있는 가야산공동체회원들
ⓒ 성주신문
성주군은 5천여 가구가 참외 농사를 짓고 있으며, 1억 소득 농가가 1천여 호에 달하는 참외의 고장이다. 전국 참외생산의 70%를 상회하는 성주군은 올해 참외 조수익 5천억을 목표로 하고, 고품질 참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성주군 월항면 일대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성주가야산공동체는 2004년 17명의 회원으로 성주군 무농약연합회를 시작으로 성주군의 친환경 농업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 작목반이며, 연간 300t의 무농약 참외를 생산해 친환경소비자협동조합인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성주가야산공동체를 방문해 작목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참외 사업의 수익구조를 알아본다. 또한 특산물의 차별화로 고소득을 창출하는 작목반과 비교 분석해본다.

↑↑ 친환경 교육을 받고 있는 가야산공동체회원들
ⓒ 성주신문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있다. 따라서 지역의 작목반들은 특산물을 주로 생산하는 작목반이 많다.
 
다르게 생각하면 경쟁자가 많은 것이며, 차별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성주군의 대표 작물은 참외다. 당연히 작목반도 참외작목반이 제일 많다. 각 읍·면 농협에서 운영하는 160여개 작목반의 경우 모두 참외 작목반일 정도다.
 
이렇게 수많은 참외작목반 중에서도 특출난 작목반이 있다. 구성원간의 끈끈한 정과 참외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성주가야산공동체가 그 주인공이다.
 
가야산공동체는 박재원(63) 대표를 중심으로 총 11가구(정회원 10가구, 준회원 1가구)로 구성된 작목반으로, 약 9ha의 시설하우스에서 연간 300t의 유기농참외를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생산하는 참외는 말그대로 내 형제, 내 자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참외로 살아있는 참외다"며 "철저한 관리와 지속적인 노력으로 만든 결실로, 무농약·유기재배 참외가 바로 우리가 기르는 참외"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2004년 17명의 회원으로 무농약연합회를 시작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가야산공동체는 2008년부터 유기 및 무농약 참외를 생산하고 있으며, 친환경소비자협동조합인 '한살림'에 생산된 참외 중 80%를 납품하고 있다.
 
한살림은 유기농산물 생산자들과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함께 결성한 친환경소비자협동조합으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한살림의 기준에 맞춰 가야산공동체의 유기농 참외 역시 철저한 관리 속에서 생산되고 있다.
 
박 대표는 "무농약이라는 기준은 생각보다 상당히 까다롭다. 먼저 토양부터 살펴봐야한다. 토양에 잔류농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공동체는 잔류농약 검출 검사를 통해 잔류농약이 없는 토양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잔류농약이 없는 토양에서부터 시작하는 가야산공동체의 참외는 정식부터 다른 길을 걷는다. 가야산공동체는 호르몬제를 사용하는 인공수정이 아닌 벌을 이용해 수정한다.
 
또한 병충해는 무당벌레 등 천적을 이용해 방제하고 있으며, 화학비료 및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

뿐만 아니라 농사에 사용 되는 농자재 역시 농촌진흥청에서 인증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수고와 정성으로 관리 받은 유기농 참외는 일반 참외보다 모양은 예쁘지 않지만 일반 참외보다 향과 당도가 뛰어나며, 껍질이 얇고 씨가 통통해 고소한 맛을 낸다.
 
특히 태아의 기형을 줄이고 임산부에게 좋다는 엽산이 많이 함유된 껍질 부분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한살림에서도 임산부에 대한 인기가 높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장점을 만들어낸 가야산공동체 참외는 일반 참외의 가격보다 20~30% 높은 가격을 받고 있으며, 연 10억 이상의 납품 수입을 얻고 있다.
 
가야산공동체처럼 특작물을 이용한 작목반들 중에서도 자신들만의 차별화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작목반이 또 있다.
 
전남 나주시의 나주제일회다. 나주제일회는 1999년 나주와 영암의 배 재배농가 11명이 참여해 구성됐으며, 21.4ha에서 연간 640여t을 생산하고 있다.
 
나주 제일회의 배는 배 중에서도 최고 가격을 받고 있다. 일반농가에 비해 박스당(7.5kg) 평균 1만원에서 1만5천원을 더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GAP인증에 있다. 나주 제일회는 재배과정에서 작업장·선별·판매까지 GAP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또한 전 회원이 매월 10일 정례회의 및 GAP교육을 실시하는 등 GAP인증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특히 영농일지 기록, 농약보관함, 빈병봉지 수거함을 설치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으며, 풀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교차 제거하는 것은 물론 농기계 및 방제기도 사용 후 세척해 보관한다. 뿐만 아니라 작업시 위생복과 방제복을 착용하고, 농작물 이력추적관리를 기록하고 있다.
 
나주 제일회와 가야산공동체는 다른 작목반과 달리 특산물의 고급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안정적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가야산공동체가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유기농업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수많은 농가들이 비웃었고, 손가락질 했다"며 "실제로 처음 시작할 때 병충해보다 천적의 개체수가 적어 병충해로 인해 한해 농사를 망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구성원이 서로 격려하며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구성원간의 끈끈한 협력과 끊임없는 노력이 지금의 가야산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최근 가야산공동체의 유기농 참외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다양한 업체에서 가야산공동체 참외를 납품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가야산공동체는 변화가 없다. 눈앞의 이윤보다는 인연과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다양한 업체에서 자신들과 계약을 맺길 바라고 있다. 최근 여수의 한 로컬푸드 관련 업체에서 전량을 납품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회사의 이윤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납품하고 싶다는 좋은 취지였고, 높은 금액제시했다. 하지만 한살림과의 수년간의 의리 때문에 거절했다. 한살림이 없었으면 지금 공동체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성원들은 큰 욕심이 없다. 즐겁게 일하고, 땀의 댓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2014년 준공한 공동작업장 역시 더 많은 참외 생산이 목표가 아닌 구성원끼리 즐겁게 일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새로운 꿈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성주에 대한 홍보다.
 
박 대표는 "공동체 식구들이 참외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성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성주를 위한 활동을 하고싶다"며 "외부에 가야산공동체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각 지역에서 현장방문에 대한 요청이 많이 접수되고 있다.지난해 2회 실시한 현장방문을 올해 4~5회로 늘리고, 이 활동을 가야산공동체가 아닌 성주를 알리는 활동으로 넓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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