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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우리동네 작목반의 현재와 미래 5회

임호동 기자 입력 2016.04.26 09:32 수정 2016.04.26 09:32

작목반 내외로 존재하는 어려움 커
기술접목 및 구성원간 협동이 필요

게재순서
1회 작목반이란 무엇인가?
2회 지역특산물을 업그레이드하다
3회 새로운 품종으로 도전하다
4회 작목반은 협동과 협력
5회 작목반이 극복해야 할 한계와 과제

현재 전국에는 3천여개의 작목반이 존재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많은 작목반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다. 농촌에서 살아남기 위해 농가들이 조직한 작목반은 그들을 부농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큰 실패와 함께 회원간의 감정만 상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다.
성주군에서도 수많은 작목반이 존재하지만 성과를 내고 있는 작목반은 많지 않다. 이에 농협과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농정과 관계자와의 취재를 통해 실패 및 성공 사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작목반의 우수사례를 들어보고 성주의 작목반이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

↑↑ 작목반 및 작목연구회를 지원하고 있는 성주군 농업기술센터
ⓒ 성주신문
전국에는 현재 3천여개가 넘는 작목반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작목반으로 부농의 꿈을 이루는 경우는 극히 소수다. 대부분 작목반은 같은 작물을 제배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그치고 만다.
 
성주군에서는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이 작목반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31개의 작목반(농업인연구 모임)을 육성하고 있으며, 각 지역 농협에서는 10~25개 정도의 작목반을 지원·육성하고 있다.
 
앞서 소개된 몇몇 작목반들은 초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작목반이 더 많다.
 
지난 13일 한 작목반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거절 이유는 작목반이 성과도 없고,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작목반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연구 모임에도 참여하는 등 취재 초기 농업기술센터의 추천을 받았던 작목반이다. 이 작목반뿐만 아니라 많은 작목반이 비슷한 형국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관내 수많은 작목반이 존재하며, 그 작목반이 구성 초기 목적을 모두 달성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운영을 해 나가는 작목반도 있는 반면, 작목반이 작은 모임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작목반의 목적은 농자재 공동구매와 농작물 공동생산 및 공동출하를 통해 소득을 높이는데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으로 작목반을 유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앞서 살펴본 성주가야산 공동체, 블루베리, 가야산아로니아 작목반의 경우는 타 작목반과 다른 목표가 있었다. 바로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세 작목반은 무농약 또는 GAP인증을 통한 유기농법으로 작물을 제배해 품질 향상을 도모했다.
 
박재원 가야산공동체 대표는 "당장의 눈앞의 이득보다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참외를 기르고 있다"며 "모든 작목반 회원들도 자신들의 참외에 자부심을 가지고 농약 및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껍질채 먹어도 되는 참외'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이자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개된 작목반은 기타 작목반과 다른 노력으로 자연스럽게 고소득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운영이 잘되는 작목반의 또다른 장점은 협동이다. 단순한 소득이 목표가 아닌 정기회의를 통해 구성원간 내실을 다지고, 정기 교육 및 단체 연구를 통해 농사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으로 작목반을 이용하고 있다.
 
↑↑ 매월 정기적인 월례회를 갖고 있는 성주군 가야산아로니아 작목반 회원들
ⓒ 성주신문
가야산아로니아 작목반의 경우 구성원간의 협동을 통해 내실을 다져 작목반이 필요한 교육과 기술을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어필해 뜻을 이뤄내고 있다.
 
이 외의 문제는 작목반 외부에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판로의 문제다.
 
성주군의 작목반은 참외가 가장 많다. 특히 관내 농협에서 운영하는 작목반의 경우 참외 작목반이 주를 이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공판장은 참외로 이뤄진다. 참외에 대한 판로는 잘 운영되고 있으나 기타 작물 작목반의 판로는 한계가 있다.
 
현재 대부분 기타 작물의 경우 통신판매나 지인을 통한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소득과 유통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안정적인 판로가 없으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지 못할 결과를 얻게 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3년 다양한 유통경로 육성으로 유통경로 간의 경쟁을 촉진해 유통구조 효율성을 높이고자 '농산물 유통의 3대 과제 해결을 위한 농산물 유통생태계 조성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유통경로의 다양성으로 판로의 선택 폭을 넓히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한 방책이다.
 
이 대책으로 도매시장 직거래 등의 규제가 완화되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유통 모델들이 발굴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이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 업계를 이용한 유통서비스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농산물 판매를 위해 각지 농협과 관계를 맺고 농식품 유통 채널을 구축했다.
 
쿠팡은 2천600만명이라는 회원을 기반으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으며, 직접 물건을 구입해 배송하는 투-트랙 전략인 로켓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자사 직원들이 물건을 구매해 배송까지 책임지면서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또한 오픈 마켓을 이용해 상품인증 및 검증절차를 거치면 생산업자들이 직접 사이트에 상품을 등록하는 방법으로 유통구조를 간소화 시키며, 농산물 판로의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황훈 쿠팡 홍보차장은 "쿠팡을 이용하거나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알 수 있겠지만 쿠팡은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유통업체가 되겠다"며 "또한 장기적으로는 신선식품 비중을 늘려 농민들의 판로 확대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정보를 통해 판로를 개척한다면 이득과 직결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과제는 행정적 지원의 문제다.
 
관내 모든 작목반의 관리 지원은 군 농업기술센터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그마저도 31개의 작목반(농업인 연구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일부 작목반을 위한 착즙기나 분쇄기 등을 구매해 농작물의 가공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비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농정과의 경우 참외 농가에 대한 지원사업이 주를 이루고 작목반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농정과 관계자는 "현재 작목반을 지원하는 사업은 없다. 다만 10개 농가로 구성된 단체가 선별장이나 포장장을 건설하기 위해 승인받은 경우 건설비 10%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사가 산업의 주를 이루는 성주군은 귀농 귀촌에 대한 지원, 강소농 육성, 영농 후계자 양성 등에 대한 지원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농업의 기반을 다져 인구 유입 및 소득 증대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작목반은 농업사회의 기초를 이룰 수 있는 농가의 모임이다. 때문에 작목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물론 작목반 구성원들도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행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행정의 관심을 끌어내야한다. <끝>

취재1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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