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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이 대박! 돼지꿈 꾸며 살아요"/성주 보통사람의 아주 특별한 삶-7

조진향 기자 입력 2018.07.17 04:49 수정 2019.02.15 04:49

7회 : 청년농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삶은 충분히 귀감이 된다. 이에 본사는 나만의 개성과 활기찬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다양한 이웃 사람들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호에는 새끼돼지를 위탁 사육해 비육돈으로 키워 출하하고 있는 청년농부를 만나 돼지사육의 어려운 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1회 : 태권도 국가대표 자매
▷ 2회 : 참외명인
▷ 3회 : 최고령 헬스동호인
▷ 4회 : 최고령 장수 어르신
▷ 5회 : 최고령 자원봉사자
▷ 6회 : 다둥이 가정
▶ 7회 : 청년농부
▷ 8회 : 다문화 결혼이주 여성
▷ 9회 : 3대가 함께 사는 행복한 가족

↑↑ 지난 5일 대가면 돼지농장에서 청년 농부 이재욱씨가 새끼 돼지들을 돌보고 있다.
ⓒ 성주신문


서른세살 총각 이재욱씨는 대가면 옥화리에서 어머니(여화선, 60)와 함께 새끼돼지 약 1천200두를 위탁 사육하는 돼지농장주다.

업체와 계약을 맺고 약 25kg짜리 80일령의 새끼들을 받아 110kg 이상으로 키워 출하한다. 키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70일에서 100일 정도다.

서울에서 사료회사에 다니던 아버지는 재욱씨가 5살때 직장을 그만두고 어머니의 고향인 이곳으로 내려와 돼지 사육을 시작해 11살 무렵부터 돼지를 위탁 사육했다.

재욱씨는 2008년 3월 군대를 제대하고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면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15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 혼자 하던 일을 주말이나 군대 휴가 때마다 돕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농장을 갖는 꿈을 어린 재욱씨에게 이야기하곤 했는데 지금 그 꿈을 이어가고 있다.

"원래 계획은 제 나이에 독립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현실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 지금은 정착해 사업체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겨울엔 구제역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전염병 때문에 다른 농장과 교류가 어렵고 이동도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돼지사육에 가장 큰 걸림돌은 냄새다. 냄새로 민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냄새가 안 나도록 하는 것이란다.

이를 위해 주변 청결은 기본이고 미생물을 살포해서 냄새를 제거하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고 부지런한 만큼 돼지가 잘 자라기 때문에 마음 놓고 쉴 틈이 없다.

또 축산폐수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대농가의 경우 정화처리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소규모인 경우 돼지분(똥)은 거름으로 자체 활용하지만, 뇨(오줌)는 처리업체를 불러 처리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무렵, 두차례 전기누전으로 인한 불이 나면서 돼지를 몽땅 잃기도 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난방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재욱씨는 부모님을 통해 돼지사육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며 체득했다. 그러나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농민사관학교와 경북대 농산업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개발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또 2년마다 열리는 축산박람회에 전시된 시설이나 약품도 확인하고 세미나에 참석하며 배우고 있다.

또 2013년부터 가입한 4-H연합회의 회장직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만 35세 미만의 젊은 농부들로 구성된 이 모임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사업을 지원하는 등 교류와 친분을 쌓고 정보를 교환한다.

"회원들이 젊은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의견수렴이 잘 되며, 4-H본부 선배들과 농업기술센터, 한농연 등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사명감을 갖고 지역 사회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재욱씨는 돼지사육에 대한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5년전까지 6천호에 달하던 전국의 돼지사육 농가가 올해 들어 4천호로 줄었다. 이는 고령으로 인한 자연 감소와 타업종으로 전환하거나 신축시 주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내기 힘들어 축산으로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재욱씨는 무엇보다 적정두수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돼지가격이 오르면 사람마다 욕심이 생겨 조금씩 두수를 늘리는데 그러다보면 전체적으로 사육두수가 많아져 가격하락을 가져올 수 있단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제가 기른 돼지가 높은 등급을 받아 높은 수익을 올릴 때이고, 거래처에서 사료효율과 사육기간, 체중 등을 종합해 인정받을 때는 기분이 최고죠"

돼지 사육을 다들 꺼려하는 만큼 시장경쟁력이 올라가지만 사육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대기업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농장을 구하기가 어렵단다.

그렇지만 재욱씨는 좀 더 큰 농장을 마련하는 꿈을 갖고 있다. 청년농부의 돼지꿈이 현실로 이뤄지길 응원한다.


취재3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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