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사설 칼럼

"인생은 마라톤이다"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9.02.13 09:20 수정 2019.02.13 09:20

↑↑ 배 태 영
경희대 명예교수
ⓒ 성주신문



미국 뉴욕시의 교외 북방 약 80km 되는 곳에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가 있다.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이 학교 출신으로 모교를 지극히 사랑하고 1년에 한 번씩 모교를 방문하여 젊은 학생들과 함께 교가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그가 재임 시에 이 학교의 졸업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졸업생 약 500명이 자기 이름을 부르면 차례로 나가서 졸업장을 받는데 그 순서는 졸업 성석 순위로 되어 있었다. 이때 맨 끝으로 헨리라는 사관생도가 호명되자 그가 단상에서 내려가 헨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서 "헨리, 인생은 마라톤이다. 아직 경주는 끝나지 않았다"라고 하며 그를 격려했다. 강당이 떠나갈 듯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생은 학교 성적 순위가 아니다. 아이젠하워도 사관학교 졸업성적이 164명 중 61등이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경주에서 이기려면 이것을 기억하라.

첫째,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경주에 나가는 선수가 자신감이 없으면 그 게임은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의 저자 노만 빈센트 필 박사는 그 책의 첫머리에서 자신감을 갖기 위한 열 가지 항목을 들었는데, 그 가운데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립보서 4:13)는 구절을 하루에 열 번씩 소리내어 암송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한한 잠재력을 주셨는데, "나는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끼어들어 그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일 큰 교회 '크리스털 처치'를 세운 로버트 슐러 목사가 즐겨 쓴 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I can if I think I can)이다. 우리의 상상 가운데 장애물을 쌓아서는 안된다.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뒤돌아보지 말고 목표를 향해 계속 달려야 한다. 인생의 마라톤에는 올림픽과는 달리 장애물이 많다. 그러나 겁낼 것 없다. 모든 장애물은 오히려 기회로 보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일시적인 실패는 성공의 발판이다.

갇혀 있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염려나 후회나 두려움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의 감옥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오늘은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요, 새로운 도전의 출발이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라.

아이젠하워는 임관 후 25년 동안 소령으로 16년을 지내면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군대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퇴역 전에 대령이 되는 것과 지휘관이 되어 보려는 포부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했다. 사관학교 수석 졸업 동기생 맥아더가 1939년 역사상 최연소 대장으로 승급했을 때 그는 겨우 중령이었지만, 1941년에 제3군의 참모장으로 있으면서 준장으로 진급했고, 1942년 유럽 사령관으로 런던에 나타났다. 1944년 6월 6일 역사상 최대의 군대를 지휘하여 노르만디 상륙 작전에 성공하고, 그 해 12월에 맥아더와 함께 오성장군인 원수가 되었다.

소설가 레온 우리스(Leon Uris)는 미 해병대를 제대하고 트럭 운전사가 되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영어 과목에서 세 번이나 낙제한 문필의 둔재였는데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 끝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이다. 그는 이런 충고를 했다. "작가가 되려면 의자에 팬티가 눌어붙을 정도로 꾸준히 앉아 있어야 한다." 사실 값진 것은 그 책상에서 나온 소설보다는 의자에 눌어붙은 땀이 벤 팬티인 것이다.

"나는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꾸준히 쫓아가노라."(빌립보서 3:13-14) 이것이 마라톤에서 승리하는 비결이다.

셋째, 경기에서 이기려면 경기 규칙을 지켜야 한다. 아무리 결승점에 먼저 도착했다 할지라도 경기 규칙을 위반한 선수는 실격이 된다.

88올림픽 때 캐나다의 벤 존슨 선수는 100m 단거리 경주에서 9.83초로 골인하여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경기 후에 그에게서 금기 약물이 검출되어 금메달 판정이 취소되었다. 인생의 경주도 마찬가지다. 원칙을 무시하고 권모술수를 써서 단시일 내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거나, 일확천금을 해서 벼락부자가 된 인생의 경주자들의 비참한 말로를 우리는 수없이 보고 들었다.

인생의 경주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무엇보다도 정직이다. '정직', 이것보다 더 안전하고 보장된 인생의 방법은 없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이 말은 동서고금을 통하는 진리이다.

"하루를 행복하려거든 이발을 하고, 한 주일을 행복하려거든 결혼을 하라. 한 달 동안 행복하게 살려면 말을 사고, 일년 동안 행복하고 싶으면 새 집을 사라. 그러나 평생을 행복하려거든 정직하라." 영국의 격언이다. 정직만큼 큰 무기가 없고,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

정든 교문을 떠나는 여러분, 인생은 마라톤이다. '졸업식'(commencement)은 곧 '시작'(commencement)이다. 지금부터다. 결승점은 아직 멀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할 시점이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정직을 무기로 선한 싸움 다 싸우고 달려갈 길 마치는 날 의의 면류관을 받아 쓰는 여러분이 다 되기를 축원한다.


저작권자 성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