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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자마당

느리게읽는시 - 후다닥 거리며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19.05.07 15:05 수정 2019.05.07 03:05

↑↑ 천 보 용
시 인
ⓒ 성주신문


고라니가 산에서
날 보러 내려왔다가
나를 보자
후다닥 도망을 친다

긴 꼬리깃
멋 부리던 꿩들도
쑥대밭에 노니다가
내 인기척을 듣고 푸드득 날아간다

나는 너들과
즐겨 노니고 싶은데
나는 너들과
뛰고 날고 싶은데 뛰고 날 수가 없다

이런 생각조차도
오랫동안 하고 싶은데
시간도
고라니처럼 후다닥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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