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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사회

성주신문 기자 입력 2002.03.09 10:49 수정 2002.03.09 10:49

초전초등 46회,성주신문운영위원 도 진 현

인터넷 혁명은 산업사회의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경제성이나 투입과 산출의 공식은 물론 이에 근거한 기업가치의 절대적 잣대였던 주식가격 척도마저도 파괴해 나가고 있다. 그 때문에 산업사회의 지도자급 인사들은 인터넷으로 야기되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혼돈의 늪에 빠져 점차 지도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변화에 민감하고 변혁을 주도하는 젊은 세대들은 재빨리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새질서를 창조해 나가면서 경제사회의 주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혁명기의 대중들은 소위 스타를 원하며 이들이 사회를 주도해 나간다. 그러나 지도자의 자질은 성공만이 전부가 아니다. 대중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신망과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며, 새시대에 걸맞는 비전도 지녀야 한다. 기존질서가 급격히 파괴되는 인터넷시대 혁명기에 새로운 도전과 질서를 창조해 나갈 인물을 필요로 한다.

인터넷은 기업의 유통체계 뿐만 아니라 경영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전망이다. 과거에는 기업에 필요한 정보는 몇몇 경영층이 정보를 독점하여 사장에서 사원에게 수직적으로 하달되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회사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수평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기업환경은 영웅적인 최고경영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특출한 몇몇 개인의 경영수완에 의존했지만, 앞으로 기업경영의 성공은 가장 유능하고 지혜로운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빌게이츠는 자신의 윈도와 매킨토시의 시장점유율이 거의 같을 때 거액을 투자해 자신의 소프트웨어의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업계를 석권했다. 복잡계의 경제학에서 이 사실을 「록인(lock in)의 성공」으로 표현한다. 복잡계의 경제학은 기존의 경제학이 수확체감의 법칙에 중점을 둔 것과는 정반대로, 일단 록인된 상품이 시장을 싹쓸이하며 투자와 노력을 높일수록 이익이 증가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용됨을 보여준다.

전세계 홈페이지의 78%가 영어로 되어 있고,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96%가 영어로 되어 있다. 미국은 자기들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하는 이기적인 집단이다. 이를 해방전에는 제국주의 경제라 불렀다. 인텔의 CPU, 윈도우 등과 우리가 생산한 수출품은 교환가치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등가거래는 없다. 그들은 중심부이고 우리는 주변부이다. 그러나 정부는 언제나 구호로만 중심부로 진입한다고 떠들고 있다.

디지털 사회는 위계질서와 권위의식 그리고 관습을 거부한다. 대신 토론과 논쟁, 그리고 창조적인 파괴를 필요로 한다. 이는 막대한 자금을 인터넷 관련사업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본의 시대」, 「혁명의 시대」 등 근대사 연구서로 유명한 영국 역사학자 메릭 홉스봄은 시장 자본주의의 전면적인 지배가 민주주의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감에 젖어 자신의 문제들을 외면해 사회정의와 인간성을 구현하는데 실패했다고 경고했다. 민주주의와 시장 사이의 모순이 현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장은 인간을 사적인 고객으로 취급하지만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문제에 책임을 질 줄 아는 공적시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전면적 지배는 곧 민주주의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재작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담 당시 비정부기구(NGO)등의 격렬한 반대시위가 일어난 것처럼, 21세기에는 일방적인 시장의 지배에 대한 저항운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21세기에는 경제성장보다는 재화의 사회적 재분배가 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세계 최상의 부자 200명의 재산이 중국의 국민총생산과 맞먹는 상황에 도달하고,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산업이 선진국에 편중됨에 따라 국가간의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세기의 화두는 정보통신혁명, 인터넷혁명, 지식혁명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 디지털혁명이다. 요약하면 21세기에는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디지털 정보의 지식이 인터넷이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의해 대량으로 신속하게 전달됨으로써 인터넷이 인류의 새로운 부의 원천이 될 것이고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21세기 우리가 세계의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이제 막 시작된 디지털혁명에 적극 참여하고 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는 인터넷을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그리고 무엇에게나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각종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의 구조와 사고방식, 더 나아가 문화를 디지털 사회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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