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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통 자연부락의 재발견⑫ / 서울의 과거·현재·미래가 이어져 온 '북촌한옥마을'

신영숙 기자 입력 2022.10.27 15:03 수정 2022.10.27 03:03

성주군과 같이 5만명 이하의 소도시일수록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삶과 유대감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이에 본지는, 이웃 동네의 삶과 다양성을 보도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이타적인 의식 개선을 바탕으로 지역발전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본다.【편집자 주】


▷성주읍 저자골(경산7리)
▷대가면 사도실(칠봉2리)
▷초전면 고산정(고산리)
▷선남면 오도마을(오도리)
▷금수면 오당(광산3리)
▷용암면 두리실(본리2리)
▷벽진면 중리마을(봉학2리)
▷수륜면 신당마을(신파1리)
▷월항면 한개마을(대산1리)
▷가천면 새마마을(신계리)
▷전주 한옥마을
▶서울시 북촌 한옥마을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에서 '북촌'이라 불리는 북촌한옥마을은 어깨를 맞댄 수백 채의 전통한옥이 이곳의 역사와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이 자리했던 북촌은 궁에서 일하는 사람과 관료들이 많이 거주한 양반층 주거지로써 오래된 길과 물길의 흔적, 다양한 문화자산, 고유의 한옥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한옥 주거지역이다.

북촌 주변에는 경복궁과 창덕궁, 청계천, 인사동 등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곳곳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내외국인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한옥은 대부분 192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개발된 집들이다. 한옥이 밀집돼 있는 가회동, 삼청동, 계동의 주거지들이 모두 이 시기에 형성됐다.

북촌문화센터 관계자는 "북촌의 한옥은 당시 한옥을 대량으로 지어야 했기 때문에 목재소에서 공급되는 표준화된 목재를 주로 사용했으며, 전체적으로 전통한옥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도시주택 유형으로 정착했다"며 "이러한 한옥 형식의 변화는 도심으로 밀려드는 인구들로 인해 고밀도화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촌 5경 및 6경, 백인제 가옥 등
명소로 입소문 관광객 발길 이어져

↑↑ 북촌한옥마을에서 가장 대표적인 북촌5경 가회동 내리막길
ⓒ 성주신문

↑↑ 북촌6경 가회동 오르막길
ⓒ 성주신문



북촌의 수많은 골목길 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8곳을 선정해 북촌8경이라 부르고 있으며, 핫스팟은 북촌5경과 6경(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눈앞에는 한옥마을의 지붕이 끝없이 펼쳐지고, 그 뒤로는 서울의 상징물인 남산타워와 고층빌딩을 동시에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인기가 높은 곳이다.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22호로 등록된 백인제 가옥은 100년이 지난 상태이지만 최근에 지은 건물처럼 잘 관리되고 있다. 2009년까지 가정집으로 이용이 되었으나 이후 서울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1944년부터 거주한 마지막 소유주이자 외과의사인 백인제 박사의 이름으로 문화재 명칭이 부여됐다. 한옥에 유리창을 많이 사용한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구조가 돋보인다.

그러나 급속도로 진행되는 한옥 멸실과 다세대주택 신축 등으로 북촌 경관이 변해가고 주거환경도 악화되자 1999년에 주민조직인 '종로북촌가꾸기회'의 요구로 주민들과 전문가, 서울시가 새로운 북촌가꾸기 정책을 수립했다.

북촌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기존의 일방적 규제와는 달리 한옥등록제를 근간으로 하고, 현대적 생활요구를 수용하면서 한옥 고유의 아름다움이 유지되도록 한옥 수선을 유도하고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마을 정비에 따라 지가가 1억여원까지 치솟아 원주민들이 떠나고 그 자리에 재벌 등 부유층이 터를 잡았다.

한옥에 콘크리트를 쓰고 내부는 현대식으로 개조하는 등 한옥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기도 하며 투기도 빈발했다.

북촌 지역은 매년 10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지만 방문객 증가에 따른 소음, 불법주차,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안고 있다. 북촌은 엄연히 사람이 사는 곳이며, 관광지화된 지 불과 10여년밖에 안 된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마찰 요인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명히 차도인데도 거주자 차량이 관광객 때문에 통행하기 어려워지고, 일부 관광객은 이런 좁은 곳으로 차가 다닌다고 툴툴대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소음과 관련한 민원이 가장 많아 실제 한옥마을의 골목길 곳곳에 조용히 해달라는 입간판과 부착물이 자주 눈에 띈다.

이러한 도시문제와 주민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는 한옥지원센터, 북촌 사물인터넷, 한옥 포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름다운 백인제 가옥은 100년이 넘은 건물이다.
ⓒ 성주신문


관광명소의 도시문제 해결 위한
서울시 민관 지원정책 돋보여


2015년에 개관한 한옥지원센터에서는 서울시공무원 현장팀, 국가한옥센터 서울연구팀, 현장장인(문화재 수리 기능자)이 함께 근무하며 협업해 한옥 거주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해결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한옥지원센터와 북촌문화센터 내부 곳곳에 통합무선 방식의 스마트 센서(온도, 연기, 습도, 인체 감지센서 일체형)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출입자 및 화재를 체크하고 화재위험 등을 긴급문자로 알리는 '119문자신고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한옥119 출동 및 점검뿐 아니라 현장 문제를 기반으로 한옥기술 개발과 연구조사를 함께 수행한다. 이외에 다양한 한옥교실, 한옥캠프, 체험전시, 한옥살이 모임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한옥지원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전통한옥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한옥들이 일상에 자리하도록 공공기관, 장인, 시민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며 "서울형 도시한옥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과의 소통과 참여가 가능한 커뮤니티 창구로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마을 환경을 개선하고 꾸려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돕고, 또한 한옥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거주지로써의 매력을 증진시키고 마을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자체의 정책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최성고 / 신영숙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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