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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륜에 들어와 나무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 배안석 목공 작가

이지선 기자 입력 2024.04.02 10:46 수정 2024.04.02 10:46

↑↑ 배 안 석 △고령 출생 △1967년생 △경북기계공업고 졸업 △목공지도사 1급 자격증 보유, △나무를사랑하는모임 회장, 한국켈리그라피서각부문 초대작가, 국제한얼문화예술대전 초대작가 △팔만대장경예술제 특선, 한양문화예술협회 특선, 한국각장협회 특선 외 다수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회 3회, 해인사구광루 전시회 2회
ⓒ 성주신문
20여년 전 수륜 백운 2리로 귀촌해 목공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안석 작가는 마을에서도 유명인사로 통하고 있다. 가야산 자락에서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배 작가를 만나 그만의 작품철학과 가치관을 들어본다.

 

 

▣ 간략한 자기소개

 

가야산을 정원삼아 수륜에서 낮에는 식당을 운영하고 밤엔 나무를 벗삼아 다듬으며 즐겁게 사는 목공 작가이다.

 

▣ 목조각(목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

30년 전 절에서 스님한테 서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처음 나무를 접했다. 먹고 사느라 10년 정도 칼을 놓고 살다가 수륜 백운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시 칼을 잡아 작품활동에 매진 중이다.
 

처음엔 샤프, 만년필 등을 만들다 마지막에 아트스크롤쏘를 접한 뒤 내 성향과 잘 맞아 계속 이 길을 걷고 있다.
 

이 후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작가님들을 뵙고 가르침을 청하며 실력을 향상시켰다.

 

▣ 국제한얼문화예술대전에서 아트스크롤쏘 부분 대상을 수상한 가운데 대회 및 작품에 대한 소개

국제한얼문화예술대전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트스크롤쏘를 인정한 단체이다.
 

아트스크롤쏘는 스크롤쏘라는 목공기계로 판재를 잘라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이 단체에선 아트스크롤쏘 분야만 취급해 다양한 전시회와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에 부분대상을 받은 작품은 요가를 하는 여인의 몸짓을 표현한 것으로 가느다란 선으로만 작업했기 때문에 온 신경을 집중해 만들었다.

 

▣ 작품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2022년에 해인사 구광루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하며 성철스님을 표현했었다. 설명이 필요없는 성철스님의 얼굴을 표현하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희열을 느꼈다. 수많은 작품활동을 이어왔지만 그 짜릿한 경험으로 제작 중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내 인생에서 정말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작업이었던 거 같다.

 

▣ 목공품을 활용한 인테리어 수요가 높아짐에 따른 목공예의 매력을 꼽는다면?

목공예 작가로서 그 매력을 이야기 하면 끝도 없다. 서각이든 아트스크롤쏘든 집중해야만 하는 작업이기에 한 두시간은 금방 지나가게 된다. 잡생각이 많거나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고 싶을 때 목공예만한 것이 없다.
 

잠도 잘 자고 치매 예방책으로도 좋다. 쓸모없는 나무를 내 손으로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생각하면 마술사가 된 듯 목공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다.

 

▣ 20여년 전 수륜으로 귀촌해 식당을 운영하며 백운2리 영농회장으로서도 일을 하고 있다. 수륜에 터를 잡은 이유는?

수십년 전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나 농촌 출신인 저와 아내는 시골생활을 그리워했다. 집사람의 고향인 백운 2리로 들어왔고 다시 서각을 시작하며 나무와 사랑에 빠지게 됐다.
 

수륜은 가야산을 지척에서 볼 수 있고 산새가 좋아 작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람들도 정이 많아 정착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 올해 꼭 이루고픈 소망이나 작품 활동계획이 있다면?

조만간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을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팔만대장경은 옛 선조들이 남긴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이를 각하는 각수들을 뽑을 예정이다. 이에 제 작품인생에 모든 걸 쏟아부을 생각이다.

 

▣ 평소의 목공철학이나 좌우명은?

나무를 만지며 생명을 불어넣는 심정으로 작품제작에 임하고 있다. 산에 가면 흔해빠진 가지 하나도 소중한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고 나무 특성에 따라 작품을 계획하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 수륜만의 자랑거리나 추천하고픈 명소가 있다면?

수륜은 잘 알려진 명소가 많다. 회연서원과 가야산 등 유서깊은 곳은 물론 청정자연을 바탕으로 다양한 농산물이 자란다.
 

곧 수륜면 백운2리 학교부지에 클라인가르텐(작은정원) 사업이 시작될 예정으로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귀농, 귀촌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일년동안 농촌에서 살아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제공하는 것으로 한강 이남에서 제일 좋은 가야산을 병풍삼아 좋은 공기와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끼실 수 있다.

 

▣ 지역에서 다양한 직함과 직책을 수행하면서 힘이 돼주는 지역민들과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살기 좋은 우리 수륜에서 백운 2리 주민들과 지금처럼 친근한 이웃사촌으로 살아가고 싶다. 20년 전 처음 수륜에 들어왔을 때처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바쁜 식당일에도 쉬는 날이면 항상 전국 팔도를 돌아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은 내색없이 늘 곁에서 힘이 돼주는 아내에게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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