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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굼벵이로 남편의 건강을 되찾았어요" / 꿈드림꽃벵이 김향숙 대표

김지인 기자 입력 2024.08.20 09:34 수정 2024.08.20 09:34

↑↑ 김 향 숙 △대구시 출생(57세) △경북 성주군 월항면 거주 △경북농민사관학교 유용곤충 활용 전문가 양성과정 수료 △남편과 1남2녀 △(사)인성교육문화진흥원 성주지부장 등 △경북도지사 표창패(2019·2023) 수상, 도시농업관리사·인지재활지도사·도시조경원예지도사·농촌체험학습지도사·복지원예사 등 자격취득
ⓒ 성주신문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자 성주에서의 귀촌생활을 시작한 김향숙씨는 식용 굼벵이를 사육하며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의 가치를 찾았다. 간절함이 느껴지는 김씨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되는 식용곤충의 전망을 그려본다.



▣ 본인에 대해 소개한다면?

구미에서 쭉 살다가 직장을 다니던 남편의 몸이 뇌경색으로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서둘러 전원생활을 생각하게 됐다. 대구 근교로 찾아보다 2015년부터 경북 성주군 월항면 장산리에 자리 잡았다. 집 옆에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인 일명 '꽃벵이'라 불리는 식용 굼벵이를 사육하며 바쁘게 지낸다.


▣ 꽃벵이(굼벵이) 사육을 시작한 계기는?

병원에서는 남편에게 약을 먹이지 말라고 하니 난감하기만 했다. 약 대신 몸에 좋다는 식품을 백방으로 알아보다 굼벵이를 접하게 됐다. 예로부터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굼벵이를 구워 먹거나 즙을 달여 마셨다는 말이 있다. 실제 동의보감에는 굼벵이를 귀한 약재로 썼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길로 무작정 사육농장을 찾아갔다. 꾸준히 굼벵이를 먹은 남편은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구매비용이 만만치 않아 계속 먹기에는 부담이 컸다. 마침 굼벵이 농장주로부터 여유공간이 있으면 직접 키워보라는 말을 듣고 자그마한 하우스를 지어 꽃벵이 종자를 들여왔다.


▣ 식용 굼벵이의 효능 및 우수성을 말해본다면?

굼벵이의 단백질 함량은 닭가슴살 한덩이 보다 높다. 더구나 단백질 입자 자체가 작아 소화하기 쉽고 흡수도 훨씬 잘 된다. 굼벵이는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하는 성분을 포함해 피곤에 찌든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다. 뿐만 아니라 혈전을 없애는 성분이 있어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발효된 과일과 톱밥을 먹인 건강한 굼벵이를 사용해 환, 과립, 분말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치열한 시장에서 꿈드림꽃벵이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굼벵이를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대다수의 곤충농장이 환을 만들 때 찹쌀을 섞는 반면 오로지 굼벵이 가루만 이용한다. 최근에는 굼벵이의 효능을 강조한 숙취해소제와 석류, 콜라겐 등을 첨가해 스틱형 제품을 만들었다.


▣ 여성농업인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아직까지 곤충산업은 남성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정보교환 차 만나도 성격상 어울리는 것이 힘든 편이다.


▣ 귀농 후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전자상거래, 라이브커머스 등 정보화교육을 수강하며 소득향상을 위한 역량을 키웠다. 특히 농산물가공센터 내 장비를 이용해 꽃벵이를 원료로 환과 숙취해소제 등 여러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개발과정에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여러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

어느 날 고객 한 분이 구매한 굼벵이환 한 통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바닥에 쌀벌레가 보인다고 사진과 함께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확실히 밀봉을 했던 터라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우선 양해를 구하고 다음날 새 제품 두 통을 무상으로 보냈다. 고객은 한 통만 문제가 있었다며 괜찮다고 했지만 맘이 편치 않았다. 혹시 또 문제가 있으면 연락달라 당부했는데 그 고객은 지금까지 꾸준히 찾아와줄뿐더러 다른 분한테 소개도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며 배려코자 한다.


▣ 평소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편인지?

배움에 대한 열의가 있어 각종 교육을 수강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견문을 넓힌다. 오히려 집에 있으면 늘어지는데 수업을 들으러 나갈 때면 활기찬 느낌이 든다.


▣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상상해본다. 농장을 중심으로 농가민박을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사인 아들은 복지프로그램, 심리학을 전공한 딸은 아동심리상담을 진행하거나 카페 등 휴식공간을 마련해 방문객에게 건강과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


▣ 가족과 지인 등 주위 고마운 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교육 수강 등 외부활동이 잦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지만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 서로 농사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이 정겹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정해진 귀촌에 당시 고등학생이던 막내를 구미에 홀로 두고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미안하다. 학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 부모로서 챙겨주지 못해 안타깝다.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서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자녀들이 고맙고 무척 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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