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천 보 용 시 인 |
ⓒ 성주신문 |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비단결처럼 스미는 바람 한 자락
그대 손길처럼 살며시 내 뺨을 스쳐지나가고
가슴 깊은 그리움이 조용히 파문칩니다
잔디 위를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
맑은 종소리처럼 퍼지고
그 곁, 장미 한 송이가
햇살을 안고 환히 웃고 있습니다
백강의 물결은 오늘도 맑게 흐르고
그 곁을 지키는 오백 년 묶은 왕버드나무
휘휘, 가지를 흔들며
세월의 노래를 조용히 읊조립니다
나는 그 풍경 속에 앉아
눈으로 그림을 그리고
마음으로 노래를 짓다가
결국, 시로 써내려갑니다
이곳은 성밖숲
기억과 사랑, 세월과 풍경이
하나의 숨결로 흐르는 곳
시가 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하루의 아름다움이
오늘 내 마음에 머물고 있습니다